이라크가 무조건적으로 유엔 무기사찰단의 복귀를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아난 총장은 이날 유엔 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유엔이 이라크에 대한 무기 사찰을 계속하는데 대한 아무런 조건없이 사찰단원들의 복귀를 수용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이라크 정부로부터 전해 받았다는 점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서한에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어떤 의심도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도록 사찰단의 귀환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는 또 사찰단원들의 귀환과 실질적인 배치를 위한 "즉각적인" 협의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아난 총장은 말했다. 이라크 정부가 무기사찰단 수용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1998년 사찰단이 마지막으로 철수한 이후 근 4년 만이다. 이라크의 무기사찰 수용 발표에 대해 아직까지 백악관의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아난 총장은 "이라크 정부의 서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곧 전달할 것"이라며 "그 다음 무엇을 할 것인지는 안보리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은 현재 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는 불가리아 대표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아난 총장은 한스 블릭스 유엔 대 이라크 무기사찰단장과 소속 단원들이 그들의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난 총장은 이어 이라크의 사찰 수용 입장을 이끌어내는데 아랍연맹 회원국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의 정력적인 노력이 이라크가 사찰단 복귀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또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난 주 유엔 연설이 국제사회에 활기를 띠게 했다면서 유엔 총회에서 거의 모든 발언자들이 이라크에 사찰단 복귀 수용을 촉구한 가운데 지난 12일 이후 유엔 본부에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아므르 무사 사무총장과 동행해 아난 총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좋은 소식"을 담은 이라크 정부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유엔을 통한 이라크측의 이날 발표에 거부감을 표시하며 이라크측의 진의에 의심을 표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후세인이 전한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엔본부 AP.AFP.d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