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상회담을 통해 17일 대좌하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닮은꼴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치스타일과 이미지에서 중첩되는 부분이 많다. 김 위원장이 공산주의자에 아랫배가 나온 통통한 체구인 반면 고이즈미 총리는 자본주의자에 깡마른 체격이라는 사상적, 신체적 특징은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그러나 이들 두 정상은 이런 상이점을 제외하면 나이, 혈액형, 정치적 배경, 통치스타일, 취미 등이 매우 유사하다. 우선 이들 두 사람은 올해 환갑을 맞았으며, 혈액형도 지적(知的)이고 감수성이 풍부한 기질의 사람에게 나타나는 A형으로 같다. 이들의 정치적 배경 또한 아버지의 후광을 입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의 장남으로 김일성대학 졸업 후 1973년 노동당 비서로 정계에 입문, 1994년 김 주석의 사망을 계기로 최고 통치자 자리에 올랐다. 고이즈미 총리 또한 명문 게이오(慶應)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유학 중 장관 출신인 부친의 사망으로 귀국한 후 부친의 선거구를 대물림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이들의 통치스타일이 '타협'보다는 '독단'에 가깝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이들은 정책결정 과정에서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또 음악과 스포츠에도 일가견이 있다. 김 위원장과 고이즈미 총리는 특히 오페라를 좋아한다는 점이 일치한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