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네오 파시스트 정당을 이끌었던 지안프란코 피니이탈리아 부총리가 이번엔 과거 유대인들을 나치 수용소로 보냈던 무솔리니 정권의 행동에 대해 이탈리아인들이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피니 부총리는 12일자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와에 실린 회견에서 베니토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이 저지른 각종 범죄를 비난하고 이탈리아인들은 이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니는 또 자신과 자신이 이끄는 민족동맹(NA)은 모든 파시스트 및 인종주의적이념을 버렸으며 지금은 민주주의와 국가간 우호관계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인으로서 나는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탈리아인들은 반유대인법 시행을 비롯, 1938년 이후 일어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팔레스타인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에 대한 비판을 표시하고 "9.11 테러 이후 이스라엘의 안보는 서방의 안보이며 민주주의자들의 안보"라고 강조했다. 무솔리니는 지난 1938년 최초의 반유대인법을 시행한데 이어 1940년에는 이를강화, 유대인들을 공직과 대학 및 군대에서 축출했으며 이들의 취업과 취학, 재산소유를 엄격히 제한했다. 결국 약7천명의 유대인이 강제수용소로 끌려가 이중 5천910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탈리아인들은 유대인 추방에 반대했으며 성직자들을 비롯한많은 이들이 목숨을 걸고 유대인들을 숨겨주었다. 한편 하 아레츠에는 피니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과 함께 시몬 페레스 총리가 일정은 잡히지 않았으나 피니 부총리가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은 사실을확인하는 기사도 실렸다. 페레스 총리는 피니의 이스라엘 방문은 이탈리아내 극우파들에 대한 그의 투쟁을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주요 유럽국가들로부터 한 번도 초청을 받은 적이 없는 피니의 이스라엘 방문을 놓고 이스라엘내 온건파 정치인들과 파시즘을 집중연구해온 학자들은 일제히 반대론을 펴고 있다. 이탈리아내 유대인 사회 지도자 툴리야 제비는 과거의 행적으로 볼 때 피니는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면서 무솔리니 정권 때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한 많은 이탈리아인들까지 싸잡아 격하시킨 피니의 발언은 온당치 못하다고 말했다. 피니 부총리는 10년 전 무솔리니의 유명한 지난 1922년 로마입성을 기념, 5만명의 추종자를 이끌고 파시스트식 경례를 하며 대규모 행진을 벌여 논란을 일으켰다. (예루살렘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