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2일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를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유엔의 도움을 요청하고 만약 이라크가 이를 거부해 유엔의 행동이 실패할 경우 "미국의 행동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미국은 앞서의 조치들을 강제하는 새로운 결의안을 만들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협력할 것이라면서 이라크가 다시 대항한다면 세계 지도자들은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신중하면서도 단호하게"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라크가 필요한 방사능 물질을 수중에 넣을 경우 "1년 안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설은 상당수 서방 동맹국들이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군사행동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공식적으로 결의를 요구하면서 독자행동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평화와 안보를 위해 바로 이러한 요구들이 충족돼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행동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한 뒤 "정통성을 잃은 정권은 권력도 잃어야 한다"고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 정권이 평화를 원한다면 그들은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모든 대량파괴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모든 관련 물질을 공개, 제거, 해체하고 이를 맹세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지금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후세인이 핵무기를 보유한 사실을 확인하자 마자 그가 핵을 사용할 것이라는 알게 될 것"이라며 "위험이 가중되는 동안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방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지난 10여년 간 유엔의 요구에 철저하게 무시하는 태도로 대응해 왔다면서 지금 세계는 한가지 시험에 직면해 있으며 유엔은 어렵고도 결정적인 순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세대를 이어오면서 그리고 선택을 통해서 굳건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며 "유엔에 온 각국의 대표들도 그런 입장을 구축할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관리들은 이번 연설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유엔 결의안에 "시한"을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결의안이 몇 달이 아니라 적어도 "몇 주안에"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발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엔본부 AP.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