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언론은 9.11 연쇄 테러 1주년인 11일 9.11 사태를 `미국에 대한 신의 징벌' 또는 `미국의 자작극' 등으로 규정하고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다면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 포스트는 AP통신의 와이엘 팔레 기자가 바그다드에서 송고한 기사를 인터넷판에 싣고 이라크 국영 주간지 알-익티사디는 이날 1면을 9.11당시 테러 공격으로 불타는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사진으로 채우고 `신의 징벌'이라는 두 단어로 통단 제목을 뽑았다고 보도했다. 관영 일간지 알-줌후리야는 1면 사설에서 미국은 9.11 사태에서 스스로의 정책으로 증오를 불러 일으켰다는 교훈을 배웠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미국은 테러 퇴치라는 구실 아래 각국에 대한 적대 정책을 키우는 데 (9.11) 사태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포스트는 밝혔다. 이라크 국민은 1991년의 걸프전에 이은 미국의 재침공을 우려하고 있으며 바그다드에 문구점을 갖고 있는 알리 하메드(47)라는 시민은 "9.11과 같은 사태는 슬프기도 하지만 미국인들로서는 폭격이 다른 나라들에 무엇을 초래하는가를 느낄 기회"라고 강조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인터넷판에서 이라크 국영 TV가 이날 점심 뉴스 시간에 뉴욕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의 불타는 장면과 함께 각국 지도자의 사진들을 보여 주며 미국은 9.11 사태를 전쟁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라크를 공격한다면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TV는 누가 9.11 사태를 기획했는가'라는 제목의 20분짜리 별도 특집에서 테러 공격은 아랍과 이슬람 신도들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제한적인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미국 내에서 고의로 준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BBC는 밝혔다. 한편 타레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미국의 이라크 정책과 유엔의 이라크 제재를 강력히 비판하는 램지 클라크 전 미국 법무장관에게 지난해에 이어 위로서한을보내고 "비극적인 9.11 사태 1주년을 맞아 귀하에게, 그리그 귀하를 통해 희생자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고 이라크 관영 통신이 보도했다. 아지즈 부총리는 그러나 9.11 사태로 희생된 미국인이 3천여명에 이르지만 12년에 걸친 유엔의 제재와 걸프전 당시 연합군의 침공에 따른 이라크인 희생자는 150만명을 넘었으며 아직도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