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규모 사상자를 초래한 9.11 미 테러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났으나 아직도 정확한 인명 피해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테러당일 극도의 혼란 상태를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와 승객들이 테러범에 의해 공중 납치된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펜실베이니아주의 생크빌 외곽에서의 사상자 수는 그나마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반면 가장 큰 인명피해가 난 뉴욕 세계 무역센터에서의 사상자는 여전히 유동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11일 그라운드 제로에서 거행된 참사 1주년 추모식에서 2시간반동안 이름이 낭독된 사망자는 2천801명(공중납치범 10명은 제외)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11 테러 당일 4건의 여객기 공중납치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현재까지 모두 3천25명(테러범 19명 제외)으로 공식 집계되고 있다. 즉 사망자 수는 뉴욕에서 2천801명, 생크빌 외곽에서 강제추락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소속 여객기의 승무원과 승객 40명, 국방부 청사와 충돌한 아메리칸 에어라인 소속 여객기의 승무원과 승객 59명 그리고 국방부 청사에서 숨진 125명이다. 뉴욕시 당국은 아직 실종자만 7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면서 이들중 일부는 생존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공식 사망자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몇 주간에 걸쳐 뉴욕의 테러 참사에서 가족이나 친척이 살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마저 포기했던 일부 가족들은 최근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놀랐다. 즉 오래전에 사망한 것으로 믿었던 거리의 한 노점상이 기억상실증으로 한 병원에서 입원해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발견되고 또 희생자 명단에 올라있던 한 사람은 정신분열증으로 역시 입원하고 있음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9.11 뉴욕 테러 희생자는 테러 공격직후 6천700명 이상으로 추산됐었다. 이러한 숫자에는 피해자의 가족이나 친척 등이 당국에 대한 보고 과정에서 피해자의 이름을 여러번 올렸거나 여성의 경우 결혼 전후 이름을 동시에 올리는 사례가 많아 희생자 수가 이처럼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시당국이 나중에 희생자에 대한 이같은 2,3중 신고 등을 철저히 가려냄으로써 희생자 수를 당초보다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테러발생후 처음 전화 두절등으로 가족중 연락이 잘안돼 사망한 것으로 신고했던 일부 가족들이 나중에 행방불명된 가족을 찾아 재결합의 기쁨을 나눈뒤 시당국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것도 피해자 증가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세계 무역센터의 사망자는 무려 90개국 출신이 포함되고 있어 이들의 본국 신원 조회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점도 사망자 수의 허수 배경이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희생자들의 경우 당시 세계 무역센터의 완전한 붕괴로 인해 그들의 유해가 모두 가루가 되는 바람에 결코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 마저 있다. 지난 9개월동안 인명구조 및 청소인부들은 현장에서 두 빌딩의 잔해 180만t을 제거함으로써 희생자의 신원파악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현재까지 희생자 가운데 겨우 1천380명의 신원이 파악됐을 뿐이다. 그러나 희생자의 신원파악이 어려운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뉴욕시당국은 테러 참사 1주년 이후에도 정확한 사상자 수를 파악하기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 dpa=연합뉴스) c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