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컵축구대회 당시 주최국 못지않은 열기를 보였던 베트남이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다시 큰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내년 12월 처음으로 동남아경기대회(SEA게임)를 개최하는 베트남의 언론들은 '부산아시안게임을 배우자'는 구호아래 지난주말에 있었던 성화채화식을 계기로 앞다투어 아시안게임 특집을 다루고 있다. 베트남 공산당 기관지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민일보를 비롯한 베트남내 언론들은 보름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이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은 물론 세계의 평화에이바지할 것이라며 부산대회를 2003동남아경기대회의 모델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하고있다. 베트남의 언론들이 이렇게 부산아시안게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역시자신들이 처음 유치한 국제종합대회인 동남아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위해 부산대회가 좋은 교훈이 된다는 점과 이번 대회에서 과거 어느 대회보다도 나은 성적을 거둘 자신이 있다는 것. 베트남체육위원회는 이를 위해 이번 아시안게임에 선수 121명을 포함 184명의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고 별도의 조사단도 파견할 계획이다. 전략종목인 태권도와 우슈 사격 등을 합쳐 모두 17개 종목에 출전하는 베트남은사상 최대인 3개의 금메달을 따내 참가 43개국중 17-20위 이내진입을 목표로 삼고있다. 아시아의 빈국중 하나로 스포츠에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않았던 베트남은 유독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해외전지훈련을 포함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으며 특히 메달이유력한 태권도와 우슈 여자축구 등은 한국전지훈련을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켰다. 지난 7일 하노이 시내에서 펼쳐진 성화봉송식은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이 놀랄정도로 성대했다. 나라의 중심인 호치민묘소에서 채화된 성화가 시내를 돌아 오페라하우스 앞에도착하자 응웬댕타이 국가체육위원회 장관을 포함한 2천여 참가자들이 큰 함성으로성화를 맞았고 성대한 전달식이 이어져 아시안게임에 대한 베트남정부의 관심을 정확히 보여주었다. 이처럼 베트남이 이번 대회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중의 또 하나는 한국에 대한 친근감 때문. 월드컵 당시 열렬히 한국을 응원했던 베트남은 한국의 부산에서 열리는 이번대회가 크게 낯설지않은데다 북한의 참가로 세계적인 관심까지 더해져 스포츠 자체뿐만아니라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 월드컵 당시 전경기를 중계한 베트남TV는 이번에도 많은 시간을 아시안게임 중계에 할애할 계획이어서 또 한번 한국열풍이 베트남에 불 전망이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