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1주년인 11일 미국의 테러 경계태세가 강화된 가운데 곳곳에서 테러 위협이 감지돼 비행기가 회항하고 외국선박이 입항을 거부당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테러로 밝혀진 사건은 없지만 일련의 소동은 미국이 테러위협에 얼마나 민감해져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댈라스로 향하던 아메리칸항공 소속의 여객기는 기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고에 따라 군용기가 출동해 엄호하는 가운데 휴스턴의 부시 국제공항으로 되돌아갔다. 이 항공사 대변인은 "기내 보안과 관련될 수 있는 사건으로 기장이 휴스턴으로 회항했다"면서 "당시 이 여객기에는 기내 보안요원 2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사건과 관련된 승객은 비행기를 떠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항공사와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들은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며 무기가 관련됐는지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테네시주 멤피스를 출발해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던 노스웨스턴 소속 여객기도 3명의 승객이 문을 잠근 채 화장실 안에 있는 것이 승무원들에게 발각된 뒤 아칸소주 포트 스미스에 비상 착륙했다. 이 여객기가 착륙한 후 문을 잠근 채 화장실 안에 있던 중동인 외모의 남자 3명이 연행됐으며 다른 승객 한명도 연행됐으나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여객기에서도 부상자는 없었다.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에서는 주 대법원이 입주한 정부청사 건물 화물하역 시설에정차한 밴에서 폭발물 탐지견이 폭발물 냄새를 감지한 후 대피령이 내려졌다. 현지 경찰은 문제의 밴에서 폭발물이 즉각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탐지견이 3차례나 폭발물냄새 감지 반응을 보였으며 현재 한명이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0일에는 뉴저지주 뉴어크항(港)에 입항해 있던 라이베리아 선적의 화물선팔레르모 세네터호(號)에서 방사능이 탐지돼 약 20㎞밖의 먼 바다로 나가도록 한 뒤 조사를 벌였다고 뉴저지 항만경찰이 밝혔다. 뉴저지 항만경찰을 비롯한 관계당국은 이 선박의 적재화물이나 선원들의 국적을 밝히지 않았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