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1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미국은 국내 테러 대비 경계태세를 `코드 오렌지(code orange)'로 한 단계 격상하고 워싱턴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초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또 세계각국의 미국 외교공관들도 이날 대민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한편 해외 군사시설에도 최고경계태세가 발효되는 등 테러위협에 기민하게 대처했다. 한편 미국의 공격대상인 이라크에서도 점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코드 오렌지 발동=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은 10일 톰 리지 국토안전보장국장,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코드 오렌지를발령한다고 발표했다. 코드 오렌지는 비상경계태세의 5단계중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고도의 위험'이 있을 때 발령되는데 미국은 지난해 9.11 이후 지금까지 세번째 단계인 `코드 옐로(code yellow)'태세를 유지해왔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해외 미국 관련시설에 대한 특정한 공격에 관한 구체적인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지난해 9.11 직전과 비슷한 이런 유형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비상경계 수준의 격상을 승인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테러 정보와 관련, 남아시아에서는 차량을 이용한 공격,중동지역에서는 자살공격 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내외 경계태세 강화= 딕 체니 부총령은 지난해 9.11테러 이후 신속한 테러대응을 위해 지난 3월 도입한 대응방침에 입각, 이날 한 비밀 장소로 이동했다. 그는 지난해 9.11테러 직후 비밀장소로 이동, 비상 사태에 대비했었다. 또 워싱턴과 뉴욕시 주변에는 지대공 미사일이 배치됐고 상공에는 군용기들의초계비행이 이어졌다. 톰 리지 국토안보국장은 국내의 위협에 대해 경계수준 격상에 따라 연방기관들이 특정한 보호조치들을 취할 것이라면서 연방 건물들 주위에 방벽을 더 설치하는한편 검색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경계도 강화됐다. 국무부는 세계의 약 24개 미국 외교공관들의 대민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면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미국 대사관들에 대한 특정한 테러위협이 있다고 말했다. 또 걸프만 일대 유조탱크에 대한 공격에 대비, 바레인 주재 미군에 최고 경계태세(델타)가 발동됐다. 미 해군은 이날 알-카에다가 유조탱크에 대한 공격을 할 것이라는 미확인 정보가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유럽정보기관들도 국제테러조직의 테러기도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경계에 들어갔다. ▲9.11테러 1주년 행사= 참혹한 테러의 현장인 세계무역센터(WTC) 잔해를 배경으로 11일 오전 9시(현지시간) 추모식이 열리며 1년전 납치된 여객기가 건물을 들이받던 그 시각에는 잠시 묵념이 있게된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테러로 숨진 사람들을 위해 추념사를 낭독한다. 또 10시29분 두번째 건물이 붕괴된 시각에 맞춰 추모행사가 종료된다. 이에 맞춰 시 전역의 교회에서는 종을 울리고 희생자의 가족들은 특별히 마련된 램프를 이용해 WTC 잔해 가장 밑바닥으로 안내돼 마지막 작별의 시간을 갖게된다. 워싱턴에서도 이날 오전 8시35분 백악관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되는 것을 비롯해 테러현장인 펜타곤에서도 추념식이 진행되며 또다른 테러현장인 펜실베니아 서머싯카운트에서도 행사가 벌어진다. 이밖에 아프가니스탄 카불과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등 세계 각국에서도 테러의 참혹함을 되새기고 희생자를 기리는 각종 기념식이 거행된다. ▲바그다그 현지 분위기= 9.11테러 1주년을 맞아 미국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공격목표로 떠오른 이라크에서도 서서히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BBC등 바그다드에 주재하고있는 서방언론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라크 주민들은9.11을 맞아 아무런 특징적인 움직임없이 일상적인 삶을 유지하면서도 식량과 먹을물을 비축하는 등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이라크 주민들은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바그다드에 가해진 공격이 재현될 것을 크게 걱정하고있다. 하지만 이라크 당국과 주민들은 "우리는 테러리즘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라크는 알-카에다는 물론 9.11테러의 배후에 있는 어떤 세력과도 계약을 맺은 바없다"며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미국이 주도하고있는 이라크 공격의 부당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