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뉴욕.워싱턴 연쇄테러 1주기를 하루앞둔 10일 미국은 물론 일본과 독일 등 거의 전세계가 대테러 비상에 들어갔다. 미 국무부는 대국민 성명에서 9.11 테러 1주기를 맞아 과격한 단체나 개인들이 국내외에서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가 있다며 이번주에 각별히 경계해줄 것을 당부했다. 국무부는 테러단체들이 목표물 선정에 있어 공사(公私)를 가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보안이 강화된 공공시설 대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클럽, 레스토랑, 예배장소,학교, 행사장 등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며 가급적 이런 곳을 피해줄 것을 촉구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테러 위협을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으나 9.11테러 1년을 빙자한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찰, 공공시설, 은행, 수송업체 등에 대해 고도경계태세를 갖추도록 했다. 미군기지와 외교공관은 이미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대변인은 "기념일에 테러위험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며"1년전 사건을 고려할 때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군은 이날 수도 방위훈련의 일환으로 국방부와 워싱턴 주변 기지들에 대공미사일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국방부 관리들은 `어벤저' 대공시스템과 스팅어 열추적 미사일 등이 10일부터 최소한 나흘간 각 기지들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수사관들은 함부르크 등지에서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을 밀입국시키는 데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한 수출입업체를 수색했다. 이 회사 소유주인 독일계 시리아인,그의 부인과 두 아들은 9.11 테러 용의자와 관련있는 이슬람 과격단체와 접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본 나리타(成田)공항 당국(NAA)은 10일과 11일 공항 보안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고 납치.테러공격 방지 및 안전운항 보장을 위해 철저한 통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미국행 항공편에 대해선 특별감시하고 승객 및 승무원 짐 등에 대한 검색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미 대사관은 `믿을 만하고 구체적인' 테러 위협이 있어 추후 통보 때까지 대사관을 폐쇄하고 11일 예정된 추모식도 취소했다. 캄보디아 주재 미 대사관도 `보안 상의 이유로' 11일 거행하려던 추모식을 취소했다. 필리핀 당국은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필리핀에서 테러를 계획했었다는 한 쿠웨이트계 캐나다인 테러용의자의 진술에 따라 대사관.공항.발전소.통신시설 등에 대한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는 미국, 영국, 이라크의 방콕 공관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이도록 지시했다. 한국.일본.중국.인도네시아.싱가포르.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등 아시아 각국은11일 미 대사관과 미군 기지 등지에서 조기 게양과 함께 추모식을 거행한다. 호주에서는 추모 사이렌이 울리고 베이징에선 `그라운드 제로'(뉴욕 세계무역센터 붕괴현장) 사진 전시회가 열린다. (워싱턴.자카르타 AP.AFP=연합뉴스) coo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