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파테(Fateh) 110A 탄도 미사일 1기를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국영 테헤란 TV 방송이 지난 6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날 미사일 시험발사가 언제, 어디서 이뤄졌는지, 그리고 사정(射程)이 얼마인지 밝히지 않은 채 그같이 보도했다. 이란의 이같은 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 보도는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를 생산하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이 이라크에 군사공격을 가하겠다고 위협, 중동의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또한 최근 이란이 테러행위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980∼88년간의 전쟁으로 약 100만명의 사상자를 낸 이란-이라크 양국간에는 아직도 상당한 적대감이 남아있다. 테헤란 TV방송은 이날 이 미사일을 "세계에서 만들어진 가장 정확한 지대지(地對地) 미사일들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하면서 이란 국방부 산하의 우주산업기구(AIO)가 "소요세력의 위협을 막기위한 효과적 이니셔티브"로 이 미사일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권위있는 군사전문지 ‘제인즈 미사일ㆍ로켓’(Jane's Missiles and Rockets)의 편집자 덕 리처드슨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파테 110A 미사일이 사정 300∼400㎞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중국산 DF-11A 미사일을 아마도 기초로 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중국 미사일은 GPS(위성 위치확인 시스템) 기술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아주 높다고 ‘제인즈 스트래티직 웨펀 시스템스’(Jane's Strategic WeaponSystems)편집인 던칸 레녹스는 설명했다. 한편 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AIO관리는 "이 고체연료 사용 미사일의 설계와 제조에 동원된 자체 기술은 이번 시험 발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업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샤하브(Shahab)-3을 비롯한 다수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98년에 첫 시험 발사된 샤하브-3 미사일은 북한의 로동 미사일을 기초로 한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사정 1천300㎞인 샤하브-3 미사일 역시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 이란은 러시아, 중국, 북한으로 부터 미사일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보이나 이를부인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이란이 남부도시 부셰르에서 러시아의 지원하에 짓고있는 1천㎿급 핵원자로 1기가 이란의 무기 개발계획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측은 이 프로그램이 민수용에 불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테헤란 AP=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