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퇴임하는 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이 5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저질러지고 있는 강대국에 의한 인권유린 사태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 대통령 출신인 로빈슨 고등판무관은 7일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모든 것이 `T(테러)라는 말로 정당화되고 있다"면서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이 국제테러조직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시민권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에 대해 관타나모 해군기지에 아무런 기소절차없이 아프가니스탄인들을 억류하고 있는 점이나 국제사법재판소(ICC)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빈슨 판무관은 "지난해 9.11테러사태는 단순히 많은 무고한 시민을 죽인 것이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를 공격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인도적인 기치를 옹호해야하며, 그래야 테러와도 효율적으로 싸울 수있다"고 말했다. 일부 국가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이유로 자국내 반대파들을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체첸 공화국에 대한 러시아의 군부의 진압작전, 위구르및 티베트의 이슬람에 대한 중국의 탄압사례를 대표적으로 꼽았다. 그녀는 자신이 당초 지난해말 4년임기를 마치고 그만두려했으나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권유로 오는 2005년까지 새로운 4년 임기를 하는 줄 알았지만 미국과 러시아와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좌절됐다는 뒷얘기도 전했다. 그녀는 후임인 브라질 태생 세르지오 비에라 데 멜로 전(前) 동티모르 과도행정기구(UNTAET) 수석행정관에 대해 "이일을 하면서 너무 인기있으려고 하면 아마 이일을 잘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제네바 AP=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