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엔무기사찰단이 이라크의 핵무기 추진 가능성을 시사하는 시설물들이 상업 위성 사진을 통해 포착됐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즉각 우려를 표명하고 민간 이라크 전문가들은 이들 사진이 지난 1998년 이라크의 사찰 봉쇄 이래 이라크의 무기 개발 가능성에 대한 통제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서는 등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논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프랑스 출신 물리학자인 자크 보트 유엔 이라크 핵무기사찰단장은 6일 AP통신과의 전화 회견에서 지난 1999년 이후 촬영된 상업위성 사진들을 판독한 결과 과거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 여부를 가리기 위해 방문했던 곳에서 일부 재건축 건물과 함께 신축 건물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보트 단장은 건축물과 장소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은 피한 채 이 곳이 상업용과 핵무기 개발용으로 모두 쓰일 수 있음을 의미하는 `이중용도'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보트 단장을 포함한 유엔 무기사찰 전문가들은 다만 사진 판독을 통해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 재개 여부에 관한 어떤 결론이 유추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그러나 이들 사진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핵무기 개발을 모색하거나 이미 진전을 이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이러한 보고가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극히 염려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전문가들은 부시 행정부가 이들 사진의 존재를 진작부터 알고 있으나 이라크 공격에 대한 각국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시점에서 이 문제가 부각된 것이 미국 행정부로서는 반가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스 블릭스 유엔 이라크 생화학무기사찰단장은 이날 별도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라크는 `이중 용도' 수입품을 유엔에 보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사찰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상업위성이나 각국 정부가 찍은 사진을 활용하는 등 다른 방법에 의한 대(對) 이라크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빈 .=연합뉴스)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