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시점은 언제가 될까. 미국과 영국 폭격기 1백여대가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 구역을 공습했다는 영국 언론들의 보도와 함께 중동위기설이 급부상하면서 전쟁시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워싱턴 정가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의회지도자와 유엔안전보장위 상임이사국 정상들을 잇따라 접촉하고 나선 사실을 감안할 때 전쟁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가 6일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것은 영국의 이익에도 부합되며,피를 흘릴 준비가 돼있다"고 강력한 지지의사를 밝힌데 이어 반대세력인 독일과 프랑스도 '선(先) 유엔승인'을 내세우며 조건부 찬성으로 돌아섰다. 전쟁 시기는 10월이 유력하다. 미국 중간선거가 오는 11월5일로 예정돼 있어 그 이전 대 이라크 공격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부시 행정부는 의회 회기가 끝나는 10월5일에 앞서 전쟁승인을 받은 뒤 공격시기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 깔려 있다. 의회 회기중 대 이라크 공격을 할 수도 있으나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회기중 전쟁이 발발하면 의회에서 또다시 전쟁에 대한 찬·반 논란이 벌어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공격이 '설'로 그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라크가 미국이 주장하는 '조건없는 무기사찰'을 수용하면 극적인 타협을 기대할 수 있다. 중동국가들이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고 있는 점도 부시 행정부가 안고 있는 부담이다. 현재 미국은 걸프만에 엔터프라이즈호 키티호크 등 4대의 항공모함을 배치했다. 최근엔 조지워싱턴호까지 추가로 투입했다. 아메드 알 자베르(카타르),술탄(사우디아라비아)과 인시리크(터키) 등에 위치한 공군기지에선 8백대 이상의 전투기가 개전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쿠웨이트와 터키,요르단에 주둔하고 있는 지상군을 포함한 총 25만 병력도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