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에앞서 의회와 유엔의 승인을 얻기 위해 설득작업을 벌이면서 `거짓말'을 할 수 밖에없을 것이라고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이 4일 주장했다. 그는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아랍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 이같이 주장하고 "부시 대통령은 미국민에게 이라크가 미국의 이익을 위협한다는 증거를 단 하나도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브리 장관은 부시 대통령의 의회 설득 노력이 "아무에게도, 심지어 미국에게도 전혀 이익이 되지 못할 사악한 계획의 구실을 마련하려는 것"이며 모두가 "변덕이고, 거짓말이며, 아무런 증거가 없는 거짓 핑계"라고 비난했다. 그는 자신이 최근 방문한 러시아와 중국 등 2개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부터 "이라크 공격에 반대한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강조하고 양국은 "이라크와 유엔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문제해결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개막 연설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막고 유엔과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조속히 노력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집트 외무장관을 역임한 무사 총장은 미국의 이라크 군사공격 위협이 아랍 세계가 직면한 최대 도전이라면서 아랍연맹은 "이라크와 이라크 국민, 지역안정에 대한 위협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사 총장은 특히 이라크에 대해 유엔 무기사찰단의 복귀를 허용함으로써 유엔과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도록 촉구했다. 무사 총장은 이라크가 무기 사찰단 복귀문제를 선결한 뒤 유엔의 제재 해제와영토 통합 보장 등 자국의 요구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임박설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 분쟁 장기화로 역내 위기와 좌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담은 5일까지 이틀간 계속된다. 아랍 외무장관들은 이번 회담에 앞서 이례적으로 아랍계 미국인 지도자 제임스조그비와 만나 미국내 아랍인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사우디가 제시한 것과 같은 외교정책을 펼치기 위한 아랍권의 로비활동 문제 등을 논의했다. (카이로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