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공산당 총서기겸 국가주석은 여러 억측에도 불구, 11월의 제16기 당전국대표대회(16大)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부주석에게 총서기직을 물려줄 것이라고 프랑스의 저명한 중국전문가가 4일 내다봤다. 홍콩에 있는 프랑스 현대중국연구소의 장-피에르 카베스탕 소장은 장 주석이 지난 7-8월 중 피서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열린 당중앙공작회의에서 당총서기직 잔류 문제를 놓고 반대파들과 심각한 설전을 벌인 끝에 16대 중 물러날 방침을 굳힌 것으로 분석했다. 후 부주석은 11.8일 당총서기직에 이어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 주석직까지 물려 받음으로써 권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카베스탕 소장은 내다봤다. 당 지도부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권력승계 문제를 철저히 검토, 결론을 냈으며 장 주석은 3개 핵심지위 중 당중앙 군사위원회 주석직에만 유임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카베스탕 소장은 그러나 이러한 견해들이 추측에 불과하며 16대 개막일인 11월8일 이전에 76년 마오쩌둥(毛澤東) 사망 직후 장청(江靑.본명 李進) 등 4인방을 체포한 사건을 연상시킬 수 있는 어떤 일이라도 발생,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권력승계를 놓고 장 주석과 반대파들이 합의에 실패할 경우 장 주석이 3개 핵심지위를 모두 포기하거나 후 부주석이 전격 축출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정상적 절차에 따른 당내 권력변동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군부 개입 등 어떤 일이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홍콩의 시사 월간 개방(開放) 9월호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상무위원 7명 중 주룽지(朱鎔基) 총리와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 서열 5위인 리루이환(李瑞環) 정협(政協) 주석, 웨이젠싱(尉健行) 당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등 4명이 장 주석의 총서기직 유임을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당 지도부에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 4명이 장 주석에 대해 고위직 2선 이상을 금지,후진에게 길을 터주라고 지시한 덩샤오핑 지침을 명심하도록 촉구했다고 전했다. 반면 서열 2위인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리란칭(李嵐淸) 부총리 등 2명은 장 주석의 권력 유임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으나 기본적으로 지지하는 쪽이라고 개방은 보도했다. 한편 카베스탕 소장은 9-10월 중 열릴 예정이었던 16대가 11월8일에야 뒤늦게 열리게 된 점을 "견해 대립이나 컨센서스 확립 실패, 또는 합의안 도출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졌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조짐"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AFP=연합뉴스)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