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의 55%는 9.11 테러의 책임이 어느 정도는 미국 외교정책에 있다고 믿는 것으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밝혀졌다. 미국-유럽 협력 촉진 단체인 독일마셜기금(GMF)과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시카고대외관계위원회(CCFR)가 지난 6월과 7월에 걸쳐 9천여명의 유럽 및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4일 발표한 '월드뷰 2002' 여론조사에 따르면 많은 유럽인들은 외교정책을 다루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방식에 비판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응답자의 5분의1만이 부시가 아랍-이스라엘 분쟁과 이라크의 무기사찰을 둘러싼 대치상황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유럽인과 미국인의 외교정책 견해에 관해 실시된 것중 가장 광범위한 이 조사에 따르면 유럽인들과 미국인들은 "각국 정부간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국제 문제에 대해 이견보다는 공통점을 더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GMF의크레이그 케네디 회장은 말했다. 케네디 회장은 "변화한 세계를 바라보는 유럽인과 미국인들은 친구와 적, 그리고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세계문제에 관해 협력하는 역할을 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근본적인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인들은 유럽대륙이 직면한 대외정책의 위협 1호는 테러라고 대답했으며 미국인의 92%와 유럽인의 75%가 테러 진영을 소탕하기 위한 무력 사용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과 유럽인 모두 대량살상무기를 개발중인 이라크 정권을 가장 큰 국제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양측 모두 대다수가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유엔과 동맹국들의 지지를 얻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CCFR의 마셜 부턴 회장은 "미국인들은 9.11 테러 이후 자신들이 매우 취약하다고 느끼며 적극적인 다자간 외교정책을 새삼 강력히 지지하고 있으며 유럽인들은 테러와 이라크 문제, 대량살상 무기 등에 대한 미국인의 우려에 공감하면서 무력 사용에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인 10명 중 4명은 9.11 테러가 `이슬람의 진정한 가르침'을 크게 반영한 것으로 믿으며 미국인중 76%는 아랍국가나 이슬람 국가로부터의 이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4%이다. (시카고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