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와의 전쟁가능성에 대한 발언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쿠웨이트의 이라크 접경지대에 탱크와 대포 등을 이동배치 중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3일 보도했다. 저널은 그러나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공격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의 정치, 외교적 장벽을 넘어야 하며 군사적 대비태세도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 국방부가 비밀리에 카타르와 유럽지역의 군사장비들을 쿠웨이트로 이동배치 해오고 있으며 현재 쿠웨이트의 캠프 도하에는 1개사단, 약 2만5천명의병력을 무장시킬 수 있는 장비가 도착해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와의 국경과 가까운 쿠웨이트 사막지대에는 이미 8천여명의 미군 병사들이 주둔중이며 현재 쿠웨이트에 배치된 탱크와 대포, 장갑차 등에 운용병력을 투입하는 데는 며칠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저널은 밝혔다. 국방부 관리들은 그러나 이같은 군사력 증강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이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쿠웨이트내 미군 시설에 이라크군이 공격을 가해올 것에 대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또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침공 작전의 개요를 설명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전쟁계획이 대통령의 책상에 올라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전쟁 논의 초기에 제기됐던 것과 같이 공중지원과 특수부대, 이라크 반군 등에 크게 의존하는 소규모 군사작전 방안은 이라크 군의 규모에 비춰볼 때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폐기됐다고 저널은 밝혔다. 3개월간의 군사력 구축을 거쳐 25만명의 병력을 동원하는 전면전 방안 역시 비현실적이라는데 국방부 관리들이 점점 더 수긍해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따라서 프랭크스 사령관은 5만-8만명의 지상군 병력과 공중지원을 결합한 작전을 추진중이며 이정도의 군사력을 구축하는 데는 몇주면 충분할 것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