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파푸아(옛 이리안자야)에서 지난 달 31일 무장 괴한들이 민간 차량에 총격을 가해 미국인 2명을 포함해 3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현지 언론이 1일 보도했다. 미국 업체를 비롯한 국제 컨소시엄 소유로 세계 최대 금광인 프리포트 광산 인근 지역에서 이날 낮 12시 40분(현지 시간)께 괴한들이 미니버스에 총기를 난사, 미국인 2명과 인도네시아인 1명이 머리와 목에 총상을 입고 숨졌다. 또한 버스 탑승자 가운데 미국인 7명을 포함한 12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이들은프리포트 광산 직원 자녀들이 주로 재학중인 틈바가푸라국제학교 교직원인 것으로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괴한들이 갑자기 대로를 차단한 채 광산쪽으로 이동중이던 미니버스 2대를 세운 뒤 총격을 가해 다수의 사상사가 발생했다. 부상자 8명은 상태가심각해 항공편을 이용해 호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광산 소속의 무장경비원들이 총성을 듣고 현장에 출동, 밀림쪽으로 도주하는 괴한들과 총격전을 벌이며 추격했으나 한명도 체포하지 못했으며 현재 2개중대 병력의 군인들이 산속을 수색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M-16 및 SP 자동소총 탄피 40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그동안 산발적인 무장 독립 투쟁을 전개해온 자유파푸아운동(OPM)의 소행일 가능성이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켈리 칼릭이 이끄는 OPM은 파푸아 독립의 당위성을 국제사회에 알린다는 명분을내세워 작년 두 차례에 걸쳐 한국 코린도 그룹 직원과 벨기에인 4명을 납치, 장기간인질극을 벌인 바 있다. 군은 작년 11월 온건파 독립운동 지도자 테이스 히요 엘루와이가 특전사 요원들에게 살해된 뒤 원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3월 4천300여명의 군인들을 파푸아 주요 지역에 배치, 삼엄한 경계활동을 벌여왔다. 경찰은 또 선교 목적으로 금년 초부터 자바 등지에서 파푸아로 대거 몰려온 과격파 이슬람 요원들이 9.11테러사건 1주기를 앞두고 미국인들을 공격했을 가능성에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드하르타 무르스짓 프리포트광산 대변인은 총격 사건 이후 광산 운영이중단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광산은 여전히 정상 가동되고 있다"며 보도를부인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