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정상회의장에 모여든 한국 등 각국 환경운동가들은 자국에 주둔하는 미군이 환경을 파괴하고 인명을 살상하는 등 비극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자국내 미군 기지 폐쇄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 시민단체인 녹색연합의 이유진 간사는 주한 미군이 토양 오염, 기름 유출 등으로 환경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유진씨는 "현재 한국에는 미군 3만7천명이 2만4천여㏊에 달하는 기지 93개소에 주둔중이며 미군이 진주하기 시작한 지난 1945년부터 현재까지 환경오염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미군 포격실험장의 비소와 납 수치는 평균치의 각각 13배, 카드뮴 수치는 37배에 달하고, 미군 기지로부터 기름 유출도 빈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 등 한국 환경운동가들은 또 지난 6월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한 여중생 2명의 사건을 언급하며 주한 미군이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오키나와 환경 네트워크'의 연구원인 수나가와 카오리씨도 현 전체 면적 11%를 차지하는 미군 기지에서 이뤄지는 폭탄 투척 등으로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현이 소음공해, 산림파괴, 산불, 토양침식 등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키나와현에는 전체 일본 주둔 미군 5만2천명중 근 절반에 달하는 미군 2만5천명이 주둔하고 있다. 수나가와씨는 특히 인근 미군 해군 기지를 이전할 목적으로 나하시에 건설 예정인 헬리콥터 기지로 인해 인어를 닮은 희귀 포유류인 듀공이 멸종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주둔 미군이 자행하는 범죄로 많은 일본인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오키나와가 일본에 복속된 지난 1972년 이래 기소된 미군 범죄가 약 4,790건에 달하며 그중 살인 12건, 절도 355건, 강간 111건 등 중범죄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이탈리아 활동가인 로베르토 스테파니는 자국 주둔 미군에 대해 "일본 처럼 패전국인 이탈리아도 전체 25개 기지에 나토군이 포함된 군대 1만3천명 등 (전쟁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군은 아드리아해에 폭탄을 투기했으며 지난 98년에는 미군기가 20명이 타고 가던 케이블 열차의 전선을 끊어 놓는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고 비난했다. (요하네스버그 AF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