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덜 부패한 나라는 핀란드이며 한국의 투명성 순위는 세계 40위라고 부패감시 국제 민간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28일 발표했다. TI는 이날 오후 독일 베를린의 독일 연방정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02년 국제투명성.부패지수(CP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TI에 따르면 한국은 10점 만점의 CPI 지수에서 4.0을 기록, 총 조사 대상 102개 국가 가운데 코스타리카 등과 함께 공동 40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 2000년 48위(4.0), 2001년 42위(4.2)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지수의 중간치인 5.0을 넘지 못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는 사실상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TI가 이날 발표한 CPI 순위에서 1위는 핀란드(9.7)가 차지했고 그다음 덴마크.뉴질랜드(9.5), 아이슬랜드(9.4) 등의 순이었다. 미국(7.7)은 16위로 칠레(7.5)에 비해 불과 1단계 높았으며 독일은 7.3으로 이스라엘과 함께 18위를 했다. 가장 지수가 낮은 나라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방글라데시(1.2)였으며, 나이지리아가 101위, 앙골라.마다가스카라.파라과이 등이 1.7로 공동 98위를 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9.3으로 5위에 오른 싱가포르와 홍콩(14위), 일본(20위), 대만(29위), 말레이시아(33위) 등이 한국보다 지수가 높았다. 피터 아이겐 TI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전반적으로 가난한 나라들의 부패 정도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개도국이나 선진국을 막론하고 전세계적으로 부패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해 CPI지수가 5.0 이하인 나라는 모두 102개국 가운데 70개국으로 총 91개 국가운데 55개국이 평균 이하였던 지난해보다 더 많아졌다. 아이겐 의장은 특히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등 중남미 국가의 부패 정도가 매우 악화된 반면 공산통치에서 벗어난 동구권 국가들의 청렴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 가입 희망국인 슬로베니아(6.0)의 경우 EU 회원국인 이탈리아(5.2)와 그리스(4.2)보다도 더 깨끗하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