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女人天下' 마감 브룬트란트 WHO 사무총장 재선포기로 메리 로빈슨 유엔인권고등판무관(UNHCHR)에 이어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재선포기 의사를 표명,제네바의 '여인천하'가 막을 내릴 전망이다.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은 지난 주말 연임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뜻을 집행이사회 의장에 정식으로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은 내년 7월말까지 5년의 임기를 채운뒤 퇴임하게 되며 WHO의 집행이사회는 내년 1월에 소집되는 제111차 회의에서 후임 사무총장 후보를 지명하게 된다. 후임 사무총장 후보는 남북한을 비롯 32개국으로 구성된 집행이사회의 비밀투표에서 과반수를 획득해야 한다. 노르웨이 사상 최연소 총리와 최초의 여성총리를 역임한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은 한때 최초의 여성 유엔사무총장을 노릴 정도로 정치적인 야심이 큰 인물로 알려졌으나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연임으로 출마의사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은 지난 83년 유엔사무총장의 위촉으로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를 이끌었으며 '브룬트란트 위원회'로 명명된 이 위원회는 제1차 지구정상회의의 발족을 건의하는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도 했다. 내과의사 출신으로 올해 63세인 브룬트란트는 지난 96년 10월 6년간에 걸친 세번째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98년1월 WHO 집행이사회에서 사무총장 후보로 선출됐다.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은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지낸 인권변호사 출신의 메리 로빈슨 유엔인권고등판무관과 함께 제네바 소재 유엔산하 기구의 대표적인 여장부로 각인돼왔다. 지난해 11월 WHO의 수장으로는 최초로 북한을 공식 방문한 바 있는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의 재임 포기는 거물급 여성인사의 '퇴출'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