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현재 지구상에는 약 4천만명의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감염자가 있다. 지금까지 2천만명 이상이 이 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 9·11테러가 발생한 날 사망한 사람들보다 3배나 많은 9천명이 매일 죽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3백여만명이 1년내 사망할 것이다. 특히 획기적인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는 한 사망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더구나 에이즈환자들의 대부분이 젊은이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노인층보다 젊은이들의 발병률이 높은 것은 에이즈의 전파 경로가 왕성한 성(性)접촉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재 에이즈환자들은 계속 확산추세에 있으며 사망률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환자별 분포를 보면 가장 피해가 심한 아프리카의 경우 어떤 지역에서는 감염률이 성인인구의 30∼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율이 점점 늘고 있는 곳도 있다. 최근의 한 발표에 따르면 아프리카 뿐 아니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에서도 에이즈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1백만명의 에이즈환자가 있다고 인정했으며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수치를 합할 경우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도정부도 최근 에이즈환자가 4백만명이라고 보고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에이즈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사창가를 중심으로 계속 번지고 있다. 러시아는 성적 접촉보다 마약복용자들의 주사기를 통해 전염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런던 임페리얼대는 앞으로 5년내 러시아에서 약 5백만명의 에이즈 보균자가 발생할 것이며 이중 4백만명은 에이즈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에이즈환자들은 이처럼 빈곤국가에서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이 불행의 병으로부터 자국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만 여력이 없다. 에이즈사망자들은 "자연재해보다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부도덕한 행위로 죽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지만,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태어났듯이 치료의 기회도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들 국가를 도울 수 있는 나라는 선진국들 뿐이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빈곤국가들의 에이즈퇴치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에이즈에 대한 문제는 우선 대부분의 나라가 정확한 환자 규모를 숨기고 있다는데 있다. 각국이 드러내 놓고 이 재앙에 대한 토론을 꺼리고 있어서다. 하지만 세계는 더 이상 멈칫거릴 여유가 없다. 가난한 나라들은 최근 창설된 에이즈퇴치를 위한 글로벌펀드에 과감히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또 미국과 같은 부유국들은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맞게 일정한 비율을 글로벌펀드에 기탁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런 기금이 잘 운영되면 간단한 콘돔구입부터 치료제 개발까지 널리 사용될 것이다. 올바른 성교육을 시키는 것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소녀들과 여성들이 성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강력한 법 제정도 관련 정부에 촉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펀드는 향후 1년내 1백억 달러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인류의 재앙인 에이즈의 심각성을 깨닫고 서로 십시일반(十匙一飯)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게 될 것이다. 정리=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 -------------------------------------------------------------- ◇이 글은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8월12일자)에 실린 'The long War'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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