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의 배후조종자로 지목돼 미국의 추적을 받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인들에게 대미(對美)항전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편지가 25일 이슬람의 한 웹사이트에 공개된데 이어 미국의 대테러전을 지휘하는 토미 프랭크스 중부군 사령관이 그의 생사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말해 "몇 주일 전 자필로" 작성됐다는 편지의 신빙성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그러나 "그가 살아 있다면, 그의 체포나 죽음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공언했다. 한편 압둘라 아프가니스탄 외무장관은 빈 라덴과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를 비롯한 알 카에다와 탈레반 도망자들의 대부분이 파키스탄 북서부 산악지대에 숨어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으나 그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빈 라덴의 생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다. 아프간 바그람 기지를 방문한 프랭크스 사령관은 장병들에게 "우리는 빈 라덴이 죽었다는 확실한 증거를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그의 행방에 관해 추측함으로써 누구에게도 경계심을 일으킬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그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모르지만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그 사람에게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하고 "그가 살아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를 체포하거나 죽이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 뿐"이라고 장담했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앞서 기자들에게 아프간에 서서히 안정이 회복되고 있지만 이 나라에서 미군과 동맹군의 역할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해 미군의 장기 주둔을 시사했다. 한편 압둘라 아프간 외무장관은 25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과 알 카에다 도망자들은 아직도 위협적인 존재라면서 이 일대 모든 나라들이 이들을 추적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그들은 주로 국경 너머, 즉 파키스탄 북서부 접경지대에 있다. 내 생각으로는 물라 오마르와 빈 라덴은 모두 파키스탄 어딘가에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과 알 카에다 세력은 지난해 미군이 주도하고 아프간 북부동맹이 지원한 대대적인 폭격으로 와해됐으며 이후 북부동맹이 장악한 아프간과 과거 탈레반을 지지했던 파키스탄의 관계는 냉각상태에 빠졌다가 최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아프간 방문으로 다소 완화됐다. 26일 파키스탄을 방문할 예정인 압둘라 장관은 양국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최근 몇 달 사이에 "크게 진전됐다"고 말했다. 한편 파키스탄은 탈레반과 알 카에다 지도부의 행방에 관한 압둘라 장관의 발언에 아무런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카불 AP.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