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공격을받을 경우 자국군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시가전을 펼치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가 국방부 관리들과 전(前)정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라크군이 이미 수도 바그다드 주변에 방어시설을 마련해 놓았으며 방공부대를 이라크 전역으로 이동하는 한편 육군부대도 기습 공격에 대비, 안전한 곳으로 분산시키는 등 미국의 공격에 만반의 대비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군은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사막 한복판에 부대를 배치시켜 연합군의공습과 미 지상군의 신속한 작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으나 이번에는 도심에 부대를배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라크는 지상전을 위협함으로써 1차적으로 미국의 공격을억지하고, 미국이 침공을 감행할 경우 정치적 비용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케네스 폴락 외교협회(CFR) 연구원은 "걸프전을 통해 직접적인 군사대결로는 승산이 없음을 깨달은 이라크로서는 부시 행정부가 공격을 재고하도록 정치적 여건 조성을 시도하는 것이 최선이자 가장 가능성이 높은 전략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락 연구원은 이어 "그 중 한가지 방법은 우리로 하여금 전쟁이 '메소포타니아의 스탈린그라드 전투'처럼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탈린그라드는 옛 소련의 산업도시로 소련군이 시가전 끝에 독일군의 공격을 격퇴한장소다. 전현직 군사전문가들은 모두 미국의 승리를 확신하면서도 전쟁과정에 따라 군사공격이 얼마나 어렵게 전개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으며 특히 시가전이벌어질 경우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해병대의 조지프 P.호어 장군은 "방공능력을 포함한 이라크군의 전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중대한 실수"라며 "걸프전을 통해 사막에서는 미군에 역부족임을 알게된 이라크군이 그들의 뒤떨어진 기동력과 기술을 만회할 수 있는 곳에 부대를 배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미국의 정보관리들은 이라크 정규군이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에개입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바그다드 외곽으로 멀리 빠져있다며 이런 부대 배치로는 수도 바그다드를 제대로 방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라크는 현재 걸프전 당시의 3분의1에 해당하는 35만명의 병력을 지니고 있으며 걸프전 이후 계속된 경제제재로 병사들의 사기도 저하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