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오는 29일 막을 올린다. 11일 동안 펼쳐질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은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다룬 미국영화 「프리다」. 프리다 칼로는 20세기 멕시코 미술계를 대표하는 여류초현실주의 화가로 양성애자이며 공산주의자로 격정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지난 99년 「타이터스」로 데뷔한 여성 감독 줄리 타이머가 감독을 맡았으며 「데스페라도」의 셀마 헤이엑이 프리다 칼로 역으로 출연한다. 한국영화 중 베니스에 가는 작품은 모두 4편. 황금사자상이 걸려 있는 '베네치아59' 부문에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초청됐다. 영화 관계자들은 「거짓말」, 「섬」, 「수취인불명」 등에 이어 한국영화가 4년 연속 베니스에 진출했다는 점과 영화제측이 「오아시스」의 출품을 위해한 달 이상 마감일을 미뤄주는 특혜를 줬다는 데서 높은 수상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 「오아시스」를 포함해 이 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모두 21편. 이중 수상작으로주목받고 있는 작품은 개막작 「프리다」와 「아메리칸 뷰티」를 만들었던 샘 멘더스 감독의 「로드 투 퍼디션」, 「아름다운 나의 세탁소」의 영국감독 스티븐 프리어스의 새 영화 「지저분하고 아름다운 것들」, 세르게이 보드로프 감독의 러시아영화 「곰의 키스」 등이다. 아시아 영화로는 「오아시스」 외에 대만 장초치 감독의 「아름다운 시절」,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돌스(Dolls)」가 이 부문 경쟁에 합류했다. 또 다른 경쟁부문인 '업스트림'에 초청된 우리 영화는 디지털 네가의 창립작인「화장실, 어디예요」. 「메이드 인 홍콩」을 연출했던 프루트 챈 감독이 메가폰을잡았고 한국 배우로 장혁과 조인성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화장실이라는 공간을 모티브로 생로병사의 주제를 풀어냈다. 「화장실, 어디예요」와 함께 '산마르코'상을 놓고 경쟁할 17편 중 단연 화제를낳고 있는 작품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풀 프론탈」. 스물여섯의 나이에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후 「오션스 일레븐」, 「에린 브로코비치」등 흥행 감독으로 인정받은 소더버그의 초저예산 영화. 줄리아 로버츠, 데이비드 듀코비니 등이 출연한다. 이 부문에는 이란과 일본 영화 각 1편과 중국영화 2편 등 모두 5편의 아시아 영화가 출품됐다. 베니스 영화제는 지난해부터 경쟁부문을 '베네치아'와 '업스트림(지난해는 현재의 영화)' 두 부문으로 나눠 시상하고 있다. 업스트림 부문은 '베네치아 59'와 달리 신인감독이나 비교적 덜 알려진 감독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이밖에도 단편으로는 김곡ㆍ김선 감독의 「반변증법」과 손정일 감독의 「서브웨이 키즈 2002」가 뉴 테리터리 부문에 출품됐다. '베네치아 59'의 비경쟁부문에 출품된 영화 중에는 이 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블러드 워크」와 존 말코비치 감독의 「위층의 댄서」가 눈에 띈다. 또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 등의 「텐 미니츠 올더; 첼로」와 9ㆍ11 무역센터 테러를 소재로 이집트의 유셉 샤힌, 일본의 이마무라 쇼헤이, 이란의 모흐센 마흐말바프 등 세계적 감독들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 「11월 11일 11분 9초」도 같은부문으로 베니스를 찾아온다. 한편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는 톰 행크스, 줄리안 무어, 셀마 헤이엑, 소피아 로렌 등의 유명스타들이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의 홍보차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붉은 수수밭」, 「귀주 이야기」등의 중국 여배우 궁리(鞏利ㆍ36)는 심사위원장으로영화제에 참여한다. 하지만 스타들이 레드 카펫 위에서 플래시 세례를 받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영화제측에서 60m 길이의 레드 카펫을 없애기로 했기 때문.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배우와 감독을 배려해서'라는 것이 영화제측이 내세우는 이유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