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24일부터 이틀간 중국 최고 지도부가 매년 여름철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갖는 중앙 공작회의와 비슷한 형식으로 국가발전을 위한 비밀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24일부터 1박2일간 타이베이(臺北) 북부 타오위앤(桃園)현 휴양지 따시(大溪)에서 부총통과 주요 각료, 민진당 중진의원 등을 소집한 가운데 이른바 `따시 회의'를 주재했다. 천 총통은 개막사에서 이번 따시 회의는 중국의 베이다이허 회의와 성격이 비슷하다고 비유하고 국가 안보와 조국의 민주화를 위한 경제 발전 전략 마련의 중요성을 인식해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 몇십년간 대만의 존립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은 바로 경제발전 여부에 달려있다"면서 "이제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전망을 총점검하고 구체적인 대응 전략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따시 회의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 등 급변하는 국내외 도전에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발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경제 발전 전략과 양안관계 등 국가안보, 외교, 대만 민주화 문제 등이 주요 의제였다. 치우이런(邱義仁) 국가안보회의 비서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의는 군사문제 등 특정 쟁점이나 정책을 논의한 것이 아니다"라며 "천 총통이 회의 도중 중대 의제별로 방향과 원칙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치우 비서장은 "양안 직항로와 해운로 개설 문제도 논의했다"면서 "천 총통은 현재 직항로 개설 진행상황을 물어보고 양안 협상에 성과가 있다면 중국과의 관계경색에 굴하지 말고 실시에 들어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천 총통이 미국과 일본,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등 중국 본토를 제외한 주요 교역국들과 하루 빨리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라고 경제부와 외교부등 정부 관계 기관들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만 중앙통신은 대만 지도부가 따시 회의에서 경제 발전과 민주화정착, 국가안보 제고 등의 중요 의제에서 앞으로 정부가 추진할 모두 10개항의 구체적인 전략과 목표를 도출했다고 보도했다. 대만이 중국 공산당 제16기 전국대표대회(16大)를 앞두고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 겸 당총서기의 권력이양 여부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천 총통이 대규모 비밀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집권 이후 처음이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