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대 환경회의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 정상회의(WSSD·일명 지구정상회의)'가 26일부터 내달 4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다. 1백17개국 정상들이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모여 지구 살리기에 나선 지 꼭 10년 만이다. 리우 회의 10주년을 기념해 열린다는 의미에서 '리우+10'이라고도 불리는 이번 회의는 당시 행동강령으로 채택한 '아젠다21'의 성과를 평가하고 미래의 구체적인 실천목표와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목표다. 세계 1백89개국에서 온 각국 정부 대표단과 비정부기구(NGO) 등 6만여명이 참가하며,대통령과 총리 등 국가 수반이 참가하는 나라도 97개국에 달한다. ◆퇴보한 10년=지난 리우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환경파괴 방지 및 생태계 다양성 보전에 합의했으나 지난 10년 동안 구체적으로 실행된 조치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의 개발지상주의 정책으로 지구환경은 더욱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지난 1월 월드워치연구소가 발표한 '지구환경보고서 2002'에 따르면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10년 동안 9% 증가했고,특히 화석연료 최대 소비국가인 미국에서는 18% 급증했다. 지구의 허파와도 같은 산림은 남한 면적의 10배가 넘는 9천4백만㏊가 사라졌고 환경악화에 따른 서식지 파괴로 생물종 다양성도 크게 감소했다. 물 부족문제는 더욱 심각해 유엔보고에 따르면 오는 2050년에는 전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필요한 만큼의 물을 공급받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쟁점=이번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리우 회의에서 채택된 '아젠다21'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실천계획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빈곤층 퇴치를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증액,세계연대기금 조성 등의 문제가 핵심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개도국은 하루 1달러 이하의 생계비로 생활하는 전세계 12억명의 빈곤층을 2015년내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세계연대기금을 조성하고,선진국의 ODA도 2010년까지 당초 리우 회의에서 약속한 대로 GNP의 0.7%로 증액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오히려 ODA를 삭감해야 하며 세계연대기금도 강제성 없는 자발적 빈곤퇴치기금형식으로 추진하거나 기금을 새로 설립한다 해도 목표연도를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논리를 펴왔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와 관련,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 기후협약인 교토의정서 발효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지만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이 반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밖에 풍력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 사용 확대,특정지역에서 서식하는 생물에 대한 정보 및 이익공유 등도 주요 의제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