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 왕실의 고위 왕족들은 오사마빈 라덴의 테러조직과 탈레반에 사우디 아라비아내의 목표물을 공격하지 않는 대가로 2억파운드(약 4천억원)를 지불했다고 영국 선데이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9.11테러 희생자 가족들이 사우디 아라비아 왕족들을 상대로 제기한3조달러에 이르는 소송에 제출된 서류를 인용, 이같은 비밀거래가 사우디 왕족과 빈라덴을 포함한 알-카에다 지도자들간의 2차례에 걸친 비밀회담에서 합의됐다고 말했다. 이 자금은 알-카에다가 아프가니스탄에 훈련캠프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해줬으며이 캠프들은 나중에 9.11테러 납치범들이 거쳐갔다고 소송서류는 주장했다. 이 서류들은 9.11테러 희생자측 변호사들의 조사에 근거한 것으로 정보기관에서는 발표하지 않은 정보이며 사우디 왕족의 이름을 거명하고 빈 라덴이 자금을 모금한 자선단체 조직과 사업체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등 알-카에다의 자금조달 내용을 밝히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사우디 왕족들은 수단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거처를 옮긴 빈 라덴의 부하들이미군 주둔에 반대해 왕정을 흔들 것을 두려워했으며 이 때문에 테러조직 지도자들을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신문은 말했다. 사우디 왕족들과 재계 지도자들은 지난 96년 파리에서 처음 만나 빈 라덴의 조직에 자금을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며 사우디의 정보기관인 이스타크바라트는 지난 95년말에 이미 당시로서는 파키스탄의 종교학교에 기반을 둔 정도였던 탈레반에게 자금을 제공하기로 결정했었다고 소송서류들은 말했다. 또 지난 98년 7월 아프가니스탄의 칸다하르에서 열린 회담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탈레반간에 합의가 이뤄졌으며 당시 회담에는 이스타크바라트 총책임자인 투르키 알-파이살 알-사우드 왕자, 탈레반 지도자들, 파키스탄 정보기관 ISI 고위 관계자들, 빈 라덴 등이 참석했다. 투르키는 지난 80년대초 빈 라덴을 아프가니스탄에서 구 소련군과 싸울 아랍 지원자들의 조직책으로 선발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합의는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내의 병력을 사우디 정부의 전복에 이용하지 않는 대신 사우디는 제3국에 의한 알-카에다 대원들의 인도요구와 아프가니스탄내 훈련캠프 폐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이 합의를 강화하기 위해 사우디는 석유와 금융지원을 탈레반과 파키스탄에 모두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며 지원규모는 수억달러 규모였던 것으로 이 소송서류에 나타나 있다. 소송서류는 또 사우디 왕가가 빈 라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자선단체들을 지원했으며 사우디 국방장관인 술탄 왕자는 국제이슬람구호조직 알-하라마인, 이슬람 교도세계연맹, 세계청소년이슬람교도총회 등에 600만달러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