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선거전의 전초기지 확보를 위해 인구가 많거나 지난 대선에서 접전을 벌였던 전략지역에서 여당인 공화당 후보 지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3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앨 고어 전(前) 부통령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며 특히 플로리다주에서는 개표 결과를 둘러싼 법정 공방 끝에 승소해 천신만고 끝에 당선한 바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플로리다 주정부는 이같은 공방의 와중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직ㆍ간접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플로리다주의 현지사는 부시 대통령의 친동생인 젭 부시 지사로 이번 주지사 선거에도 재출마한다. 부시 대통령이 동생이자 공화당 동료인 부시 지사의 재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플로리다 이외에 부시 대통령이 선거자금 모금과 현지에서 하는 정책 발표 등을 통해 공화당 주지사 후보를 집중 지원하는 곳은 미국 최대의 선거구인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일리노이 등 인구가 많은 지역이거나 아이오와 위스콘신, 일리노이 등 지난 대선에서 접전을 벌였으나 고어 후보에게 미세한 차이로 패한 곳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부시 대통령은 지난 4월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 잇따라 참석해 공화당의 빌 사이먼 주지사 후보에게 450만 달러를 걷어준 데 이어 23일에도 아침, 점심, 저녁의 모금행사를 통해 300만 달러를 모아줬다고 저널은 밝혔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이미 두차례 방문해 공화당 후보인 마이크 피셔 주 검찰총장을 위한 모금행사를 개최했고 지난주에는 위스콘신과 아이오와에서도 비슷한 활동을 벌였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부시 대통령의 방문은 해당지역 주지사 후보들의 입장에서는 선거자금을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지역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음으로써 선거전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도 공화당의 전략지역 주정부 장악은 2004년 대선의 전초기지 확보라는 의미가 있다고 저널은 풀이했다. 대선 선거전에서는 거꾸로 주지사들이 부시 대통령에게 선거자금을 모아줄 뿐 아니라 선거전략 마련과 지역 여론 파악 등에 관해 결정적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