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팔레스타인 출신 국제 테러리스트 아부 니달이 사망하기 전인 금주 초 측근들에게 자신이 지난 88년 스코틀랜드의 로커비 상공에서 발생한 팬암여객기 폭파사건의 배후이며 범인들은 리비아인들이 아니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계 일간지 알-하야트는 23일 니달의 동료였던 아테프 아부 바크르가 이 신문과 한 회견에서 니달이 금주 초 자신이 거느리는 혁명위원회의핵심 요원들에게 회의석상에서 이 같이 고백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바르크와 한 회견이 니달의 사망 이전에 있었다고 확인했다. 니달이 거느리던 파타혁명위원회의 정치국원이었던 바크르는 니달이 "오늘 매우 중요하고 심각한 사안에 대해 말하겠다. 로커비 사건을 다른 사람들과 연계시키는 보도는 오보다. 우리가 사건의 배후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바크르는 니달이 자신이한말을 외부에 유출하는 사람은 "부인의 품에 안겨 있을지라도"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로커비 사건은 뉴욕발 팬암 여객기가 스코틀랜드의 로커비 마을 상공에서 폭발해 259명의 승객과 승무원, 11명의 마을주민이 사망한 사건이다. 스코틀랜드법원은 지난해 1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재판을 통해 전 리비아 정보요원 압델 바세트 알-메그라히에게 종신형을 선고한 바 있다. 니달이 이끄는 조직은 지난 70년대와 80년대 일련의 테러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니달은 조직의 본부를 지난 87년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 세웠고 로커비 사건 이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테러리스트들을 단속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받자 가택연금을 당하기도 했다. 바크르와 다른 1명은 로커비 사건 1년 후인 지난 89년말 니달의 조직에서 이탈했으며 바크르는 로커비 사건 이후 니달의 조직을 대신해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그 동안 리비아인들이 아니라 니달이 로커비 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해온 영국노동당 소속 탐 댈옐 의원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엄청나게 중요한 사태발전이다. 나는 리비아인들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믿는다"고 말하고 외무부가 바크르의 주장을최우선 긴급사안으로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