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수도 그로즈니 동부에서 19일 발생한 러시아 군헬기 추락 사고의 원인은 체첸 반군의 미사일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원인 조사반이 20일 확인했다. 사망자는 114명으로 늘어났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조사반원들이 현장 부근에서 체첸 반군들이 사용하는 '스트렐라' 미사일 발사기를 발견했다는 군 사령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전하면서 따라서 앞서 제기됐던 엔진 이상설은 신빙성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모든 증거들이 조사반원과 현장에 파견된 검찰총장에게 제시됐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이날 TV 회견을 통해 "최근 소식에 따르면 헬기에는 147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33명이 생존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망자 수는 체첸 반군의 매복에 의해 84명의 공수부대원이 몰살했던 지난 2000년 2월 이후 러시아 군이 하루 동안 입은 손실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바노프 장관은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날 육군 항공대 대장인 비탈리 파블로프 장군을 정직 처분하는 한편 피격된 기종인 모든 Mi-26 헬기의 체첸 영공 비행을 금지시켰다. 파블로프 장군은 옛소련 시절 영웅 훈장을 받았던 인물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재난"으로 평가하고 오는 22일을 국가애도일로 선포했다.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