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체제 단체 소속원들이 20일 사담 후세인 정권 타도를 요구하며 독일 베를린 주재 이라크 대사관을 점거, 대사관 직원들을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독일 경찰은 독일내 민주 이라크 야당으로 알려진 단체 소속원들이 대사를 포함해 직원 10명을 대사관 구내에 억류하고 있으며, 이들이 난입하는 과정에서 대사관직원 2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45분(한국시간 밤 9시45분) 베를린 교외 젤렌도르프 지역에 위치한 대사관 주변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 차량으로 주변 거리를 봉쇄하고건물을 에워싼 채 대치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사관 구내에서 총쏘는 소리가 들리긴 했으나 진짜 총성인지 아니면 가스총 소리인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사건 직후 성명을 통해 "자유 조국을 위한 첫 걸음으로 대사관을 점거했다. 우리 행동은 평화적이며 일시적이다. 우리의 길은 바그다드의 해방이다"고말했다. 현지 목격자들은 방탄조끼를 입은 경찰 수십명이 대사관 건물을 향해 뛰어가는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사가 인질로 억류돼 있다고 전했으나 부상한 대사관 직원들의상태가 어떤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라크 재야세력과 연대를 모색했던 미국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이번 사건이나사건을 일으킨 단체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관리들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런던에 있는 이라크 국민회의(INC) 관계자들은 이번 인질 사건은 이라크 주류재야세력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민주 이라크 야당은 불과 몇개월 전에 독일내에 거주하는 이라크 망명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단체라고 밝혔다. INC 관계자는 "이라크 재야세력은 이라크 외부에서 폭력투쟁을 한 적이 없다"고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계획에 반대한다는 뜻을 재천명한 뒤 이틀만에 발생했다. (베를린 AP.AFP.dpa=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