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려면 몸 뿐 아니라 마음 수색까지 받아야 할 날이 머지 않아 올지도 모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위협 요인이 있는 승객들을 가려내기 위해 뇌파와 심장박동 등을 분석하는 기술을 한 민간 회사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워싱턴 타임스지가 17일 보도했다. NASA는 이미 지난해 12월 10-11일 미 노스트웨스트항공측에 이같은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이 기법의 시험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NASA가 추진 중인 이 기술은 공항 문에 `신경전자 감지기'를 설치, 승객들의 뇌파와 심장박동 상태를 읽어낸뒤 여기에 여행경로, 범죄경력, 신용정보 등 여러가지 자료들을 뒤섞어 분석함으로써 위험 인물을 색출해내는 방식이다. 감지기는 신체에 직접 대지 않고 떨어진 상태에서 뇌파 등을 측정한다. NASA관계자는 이 기법이 심장박동과 체온, 눈 깜박거림 등을 읽어내는 거짓말탐지기와 비슷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안전장치 개발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이 기법은 승객의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많다. 특히 경찰이 영장없이는 확보가 불가능한 자료를 얻기 위해 고기능 인체감지기술을 사용하려는 것은 위헌이라는 미 대법원의 지난해 판결이 사생활 침해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일부 학자들은 신뢰성 있는 뇌파 판독은 신체접촉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물리적 한계도 지적하고 있으며 이같은 기법이 공항안보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항공기 탑승 공포증이 있는 상당수 승객들이 이상 반응을 보인다고 해서 이들을 모두 잡아놓고 검색을 벌일 경우 큰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 NASA의 헤르브 슐리켄마이어 항공우주연구부장은 이에 대해 노스웨스트항공에 제안한 시험은 NASA가 개발중인 4가지 항공안전 프로젝트 중 하나라며 이 기법의 실용성 여부를 논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기창 기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