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참가를 계기로 세계 공연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는 넌버벌(Non-verbal) 퍼포먼스 「두드락」이 게이트웨이 극장(400여석)에서 순조로운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공식 프린지 축제 개막 이틀 전인 지난 2일 첫 공연을 가진 이래 하루 평균 60%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객석 점유율 60%는 객관적으로 보아 썩 좋은 흥행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하루 800여편의 공연이 오르는 에든버러 축제에서, 그것도 무명의 극단이 올린 실적으로 는 대단한 성공"이라는 것이 영국 공연배급사 유니버설 아츠의 예술감독 토멕 보르코비의 설명이다. 보르코비 감독은 매표 현황에 대해 "어떤 날은 200-300장 팔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매진이 되기도 한다"면서 "에든버러 프린지 참가작으로는 최초로 개막 전 입장권 판매량 1천장을 넘기는 기록도 세웠다"고 말했다. 유니버설 아츠는 현재 「두드락」의 공연장인 게이트웨이 극장과 힐 스트리트극장 등 2개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공연 기획.배급사로 두드락 프로덕션(대표 최익환)은 이들과 3년간 전세계 배급계약을 맺었다. 공연 수익의 15%를 유니버설 아츠가 가져간다는 조건이다. 지난 13일 공연에서 관객들은 현란한 드럼 연주를 선보이는 '리듬 파이트' 장면 등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으며, 막간에 지휘자로 분한 배우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간단한 리듬 연주에 참여시키는 대목에서는 웃음과 함께 적극적인 호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역동적이면서도 웅장한 연주의 피날레에서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지난 14일 공연장을 찾은 한 미국인 관객은 "일본에서 다이코(太鼓) 공연을 본적이 있는데 이 공연은 그 때만큼 인상적이고 훌륭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보르코비 예술감독은 이 작품의 매력에 대해 "한국의 전통 리듬과 악기에 현대의 록음악 요소를 접목시킨 최고 수준의 드럼 예술"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현지 언론의 평가도 비슷하다. 손에 막대만 쥐어주면 무엇이든 두들겨 열정적이고도 풍부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탁월한 연주 재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러나 언론들은 한결같이 연주를 제외한 탭댄스나 마임, 춤, 코믹한 요소 등은 오히려 관객의 주의를 산만하게 한다는 지적을 빼놓지 않고 있다. 앞으로 이 작품이 계속 유럽과 북미의 관객을 과녁으로 할 때 한번 쯤 유념해야 할 지적이다. 최 대표는 "에든버러 축제에서 당장 작품의 제작비를 회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영국과 유럽 순회공연을 통해 우리 문화를 알리는 한편 공연상품으로 이 작품을 정착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두드락」 영국 공연은 26일까지 계속된다. (에든버러=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