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13일 76세 생일을 맞았다. 그는 지난 수십년간 그래왔듯이 바쁜 일정 속에 미국에 대한 저항의지를 다지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1926년 8월13일 쿠바 동부의 비란에서 태어나 생애의 절반 이상을 권좌에서 보낸 카스트로는 서둘러 학교 재건축 현장을 둘러보는 일로 생일을 시작했다. 오후에는 2백개 학교의 복교 기념식을 주재하며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랑하고 다시 의대졸업생 4천명이 모인 집회에 달려가서 축하연설을 했다. 이 기념식에서 그는 "오늘날 우리의 꿈을 파괴할 수 있는 세력은 이 세상에 없다"며 아메리카주(洲)의 유일한 공산국가인 쿠바가 아직도 정도를 걷고 있다는 자신의 견해를 강조했다. 야구광으로 변호사 출신인 카스트로는 1959년 32세 나이에 권좌에 올라 냉전시절 미국의 코앞에 공산국가를 수립하는 등 미국에는 손톱 밑의 가시같은 존재였다. 카스트로 의장은 의무교육과 보건복지 제도를 도입하고 월급을 평준화하는 한편 쿠바의 경제적 곤경은 모조리 미국이 자신에 대한 폭동을 유도하기 위해 40년간 지속해온 금수조치 탓으로 돌려왔다. 미국은 76세 생일을 맞은 그를 '공룡'이라고 부르며 쿠바 국민의 이익을 위해 공산주의를 포기하고 개혁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