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를 통해 부모와 꼭 닮은 아기를 가지게 되는`인스턴트 가족'의 출현이 임박했다고 미국 CNN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빌과 캐시라고만 밝힌 미국인 부부는 지난 12일 CNN의 `코니 정 투나잇' 프로그램에 출연, 윤리적 논란을 빚고 있는 아기 복제를 시도하는 이유, 육아계획 등에 대해 털어놨다. 지난 93년 결혼한 이 부부는 그동안 임신촉진제와 인공수정, 시험관 아기 시술 등을 통해 아기를 낳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실패해 결국 복제 아기를 갖기로 했다며 이는 신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아기 복제를 위임받은 미 켄터키주의 태생(胎生)학자 파노스 자보스 박사팀은 비밀 실험실에서 산모인 캐시의 세포 조직 전자(栓子)와 DNA를 떼낸 뒤 젊은 대리모의 난자에 캐시의 DNA를 이식하는 수술을 하게 된다. 만일 수술이 성공하면 9개월 뒤 캐시와 거의 똑같은 복제 아기가 탄생하는 것. 엄마를 닮은 딸의 복제를 선택한 이들은 첫번째 시도가 성공하면 곧 아빠 빌을 닮은 아들도 복제해 기꺼이 `인스턴트' 가족이 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비밀 실험실에서 아기 복제를 시도하고 있는 6쌍의 부부 중 하나인 빌과캐시가 CNN의 마이클 줄리안 기자와 나눈 대담 내용이다. - 인간복제에 대한 반대여론이 거센데... ▲그래서 우리가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날 어린 생명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반대여론은 전적으로 기우일 뿐이다. 사람들은 교육을 통해 서서히, 또는 빠르게 복제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 왜 아빠가 아니라 엄마를 복제하기로 했나. ▲캐시가 아기를 갖기 위해 더 많은 고통을 겪었다. 발암 가능성이 있는 주사약을 24개월 동안이나 맞았다. 또 아들보다는 딸이 좋다. 신의 뜻에 따라 이번 일이잘되면 2년쯤 뒤엔 나를 복제할 것이다. `인스턴트 가족' 어떤가? - 입양을 하는건 어떤가. ▲그 문제도 생각해봤다. 외국에서 아기를 입양할 수도 있지만 아기들이 아주 열악한 고아원에서 머물렀을 경우 건강상의 위험 부담을 안게 된다. 자기 자식을 갖겠다는 건 잘못이 아니고 그럴 권리가 있다. - 복제와 관련한 의학적 위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괴물이나 기형아를 낳으려는게 아니다. 만일 심각한 기형이 있다면 우리 부부와 자보스 박사는 유산하기로 합의했다. - 유산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맙소사, 또 다른 죄를 짓는구나 라고 생각할텐데... ▲유산시킨다 해도 최소한 질병을 가진 다른 사람의 생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태아 줄기세포를 갖고 있다. - 그래 당신은 유산시킨 태아의 줄기 세포를 연구용으로 쓰겠다는 말이냐? 그것 또한 엄청난 논란거리 아닌가. ▲나는 논란거리 인물이다. 정치적으로 옳은 건 아니다. - 나이 든 부모로서 선천적으로 건강에 문제가 있는 아기가 태어난다면 어떻게하겠나. ▲그런 일을 감당할 사람은 우리 밖에 없으며 우리가 나서서 감당할 것이다. - 만일 복제 아기가 태어난다면 비밀리에 키우겠나, 아니면 공개할 것인가. ▲정치적, 감정적으로 허용될만한 분위기여서 아기에게 안전하다면 아기가 복제를 통해 태어났음을 널리 밝힐 것이다. - 아기에게는 어떻게 말하겠나. ▲결국에는 이야기 해줄 것이다. 애가 어른이 될 때까지는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체외수정을 통해 태어났다고만 말할 생각이다. - 만일 아이가 나를 왜 이제까지의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변종으로 만들었느냐고 화를 내면 어떻게 하겠나. ▲우리 아이는 출생 순간부터 아주 특별한 사람으로 대접받을 것이다. 아주 많은 사랑을 받아서 결코 변종이라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복제 아기를 갖는게우리의 신성한 운명이라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유야 어떻든 복제에 반대한다는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교육을 통해 이를 이해하고 동정심을 갖고, 변하길 바란다. (서울=연합뉴스) 이기창기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