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조기 총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샤론 총리는 측근들에게 내년도 예산안이 크네세트(의회)에서 순조롭게 통과되지 못할 경우, 크네세트를 조기 해산하고 내년 10월로 예정된 총선도 앞당길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들은 2003년 긴축 예산안이 집권 연정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샤론 총리가 총선을 9개월 앞당겨 내년 1월에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히브리어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라노트는 샤론 총리가 "예산안과 세제개혁에 관한 한 양보할 의사가 없다"며 "크네세트에서 원안대로 통과되지 못하면 즉각 대통령을 만나 사의를 표하고 조기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일간 하레츠지도 샤론 총리가 이날 크네세트 외교.안보위원회에 출석, 상공인들과의 앞선 모임에서 조기 총선 가능성을 언급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공영 라디오는 샤론 총리가 의회 예산안 표결까지 기다렸다가 반대표를 던지는각료들을 해임한뒤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을 요청, 90일 이내에 총선을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그러나 조기 총선이 바람직한 정치 과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예산안이 크네세트에서 순조롭게 통과된다면 당초의 총선 일정을 지킬 것이라고말했다. 샤론 총리가 조기 총선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팔레스타인 인티파다(봉기) 장기화로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는데다 긴축 예산 편성을 둘러싼 연정내 균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예디오트 아하라노트는 샤론 총리가 차기 당권과 총리 후보 경선에서최대 경쟁자인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에게 당내 기반 확보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조기 총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노동당 출신인 비냐민 벤-엘리저 국방장관은 조기 총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노동당은 평화과정과 국내 사회문제 등에 있어 분명한 당론을 밝힐 것이라고말했다. 노동당 총리 후보군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벤-엘리저 장관은 또 샤론 총리가내년도 예산안 중 삭감규모를 대폭 수정하지 않을 경우 노동당은 연정에 남을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지난달 30일 국방과 사회복지 부문의 대폭 삭감을 골자로 하는긴축 예산안을 13시간의 마라톤 심의 끝에 간신히 통과시켰다. 샤론 내각은 2년 가까이 끌고있는 팔레스타인과의 유혈 분쟁에 따른 경제 침체를 반영, 총 18억달러를삭감하는 2003년도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4대 반대 12표로 가결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