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당국은 화이트칼라 경제 사범들에 대한 처벌수위를 대폭 강화하고 있지만 이들 대다수는 유명 변호사들을 총동원하는 등 갖은 수단을 이용, 형량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구속된 전력이 있는 화이트 칼라 사기범이나 변호사, 법무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주가 조작 등으로 기소된 굴지의 기업가 등 경제 사범들이 당국의 엄중 처벌 방침에도 불구, 비교적 가벼운 형을 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특히 수 억달러 규모의 사기범 등 경제 사범들에 대한 처벌이 크게 강화된 2001년 11월 이후 수 년의 징역형이나 최고 수 십년형을 복역하게 됐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의 처벌 기준에 따르면 50여명에게 1억여달러의 손실을 입힌 초범 경제사범의 경우 연방법원에서 5-6년반을 복역해야하나 지난해 강화된 기준으로는 19년 반에서 최대 24.5년을 복역하게 돼 있다. 지난 90년 주가 조작혐의로 10년형을 선고받은마이클 밀켄은 강화된 처벌 기준에 따르면 20년형 복역이 불가피하지만 수 차례 감형돼 감옥에서 지낸 시간은 22개월에 불과했다.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은 10년 이하의 구형을 받으려고 진력하고 있다. 구형량이 10년을 넘으면 마약 밀거래, 폭력, 살인 등 주로 강력범을 수감하는 교도소로 보내져 수감기간 높은 담장과 빈틈 없는 철조망 안에서 지내야 한다. 미국 전체 기결수 16만명 중 1천명에 불과한 화이트 칼라 사범들은 이렇게 되면수 년간을 마약거래범이나 폭력 전과 등 강력범들과 한 방을 쓰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은 유능한 변호사를 총동원해 형량을 줄이려 애를 쓰고 있으며 좋은 변호사를 만날 경우 대부분 형량 줄이기에 성공한다는 것이다. 일부 사범들은 또 병든 노모의 거처에서 가까운 모범수 수용소에서 복역하거나 특별한 의료상의 필요도 충족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매가 조작 공모 혐의로 1년형을 선고 받고 약2주 전 수형 생활에 들어간 소더비사의 앨프리드 톱먼 전 사장(78)이다. 2주 전 수형 생활을 시작한 톱먼 전 사장은 강화된 처벌 기준으로 보면 담 높은 교도소에서 중형을 살아야 마땅하지만 고령을 이유로 로체스터(미네소타주) 교도소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서울=연합) 홍덕화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