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에 수감돼 있는 테러조직 알-카에다 용의자들의 정신분석을 위해 행동심리 과학자들을 현지에 파견했다. 9일 BBC인터넷판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미국 정부는이번 용의자 심리조사를 통해 신세대 이슬람 행동주의자들의 사고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관리는 FBI가 급진 원리주의자들의 속내를 파악하길 원한다고 밝혔으며, 행동과학자들은 일련의 개별면접을 통해 용의자의 집안 내력, 문화적 관심사 그리고미국에 대한 인상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일부 청년들이 반미(反美)를 위해 무장단체에 가입한 경위와 알-카에다 지도부의 근간인 수니파 이슬람의 급진요소를 보다 상세히 규명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당시에도 적군을 상대로 유사한 심리조사를 실시한 바 있으며, 현재 관타나모 기지에는 500명 이상의 알-카에다 용의자들이 수감돼있다. 그러나 미국내 일부 단체들은 미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를 비난하면서, 급진적인반미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미국의 중동정책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