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알바로 우리베 벨레스(49) 콜롬비아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이 거행되던 수도 보고타의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좌익 반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물들이 터져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했다고 콜롬비아 보안당국이 밝혔다. 보안당국은 우리베 신임 대통령이 의사당에서 루이스 알프레도 라모스 상원의장의 주재 아래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기 수 분 전 의사당 건물 입구에서 불과 5블록 떨어진 빈민가 카르투초 지역에서 폭발물이 터졌다고 전했다. 가스 실린더를 이용해 로켓탄처럼 만들어진 폭발물 3개중에 2개는 정부청사인카사 데 나리뇨를, 나머지는 대통령궁을 각각 겨냥한 것으로 보이며, 첫 폭발에서최소한 10명이 사망한 이후 추가로 5명이 숨졌다고 보안당국은 밝혔다. 보안당국은 폭발 사건의 희생자가 원주민들이며, 부상자중에는 취임식 행사에동원됐던 보안요원들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취임식장 바로 옆에서 테러사건이 발생하자 퇴임하는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전임대통령은 정부청사에서 긴급 보안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경비강화 지시를 내리는 등긴박한 모습을 보였다. 보안당국은 폭발사건이 발생하자 국회의사당으로 연결되는 카르투초 지역 일대를 봉쇄하고 추가 테러에 대비, 폭발물 제거반과 소방대원들을 증강배치했다. 보고타 시내 정부청사 주변에는 국회의사당과 대통령궁이 있으며, 이날 우리에대통령의 취임식을 축하하기 위해 에두아르도 두알데(아르헨티나), 우고 차베스(베네수엘라), 미레야 모스코소(파나마), 구스타보 노보아(에콰도르) 대통령 등 중남미국가원수들과 로버트 졸릭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펠리페 스페인 황태자 등이 참석중이었다. 한국에서는 민주당 정대철 의원의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콜롬비아 반군단체 가운데 어떤 조직이 이번 테러를 주도했는지 아직 확인되지않고 있으나 취임식을 전후한 테러 대부분을 최대 게릴라단체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가 저지른 점으로 미뤄 이들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베 신임 대통령은 FARC 등 좌익 반군들의 암살 기도를 우려해 전통적으로보고타 시내 중앙광장에서 옥외행사로 진행하던 취임식을 포기하는 대신 의사당에서취임 선서를 했다. 반군에게 부친을 잃은 그는 선거공약으로 반군소탕 등 강경 진압을 내걸어 반군들의 테러 표적이 돼 왔다. 한편 이번 사건이 좌익 반군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군헬기가 폭탄을떨어뜨렸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콜롬비아 정치권에서는 무성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취임식이 거행되기 수시간 전인 이날 오전 수도 보고타 외곽 몇군데 지역에서도 폭발물이 터졌다. 좌익 반군으로 추정되는 게릴라들은 보고타 북서부 군사시설을공격했으며, 이어 보고타 북쪽과 남쪽지역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폭발물을 연쇄적으로 투척해 최소한 10명이 다쳤고 건물 창문 등이 파손됐다. 앞서 보안당국은 좌익 반군이 여객기를 납치, 의사당을 목표로 한 자살 테러계획을 적발했으며, 이에 따라 취임식 당일 보고타 상공의 폐쇄와 보고타로 연결되는모든 고속도로의 교통을 통제하는 한편 미군 정찰기와 헬기, 전투기까지 동원해 콜롬비아 전역을 감시케 했다. 우리베 대통령은 지난 5월26일 실시된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반군소탕과경제재건을 공약으로 내걸어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을 깨고 1차투표에서 52%의 지지로 압승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