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봉쇄정책과22개월째 계속되는 유혈 분쟁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건강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5일 공개된 미 국제개발처(USAID) 보고서가 지적했다. USAID의 의뢰로 인도주의 단체 케어 인터내셔널(CARE International)이 작성한 보고서는 팔레스타인 어린이 5명 당 1명 이상, 즉 전체 어린이의 22.5%가 영양실조 상태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가자지구의 경우, 지난 2년새 급성 영양실조와 만성적 영양부족상태에 있는 5세 미만 어린이의 비율이 각각 13.2%와 7.2%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또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의 18.9%와 요르단강 서안 주민의 20.9%가 빈혈증세를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가자지구의 영양실조 어린이비율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영양부족 위기상황으로규정하는 기준율 10%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가자지구의 급성 영양실조 아동 비율은 차드와 나이지리아 등 극심한 가난을 겪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같은 수준이다. USAID 보고서는 팔레스타인 지역의 영양 실태를 악화시키는 주원인으로 이스라엘군의 통금령과 봉쇄조치, 잇단 자치지역 침입과 국경 봉쇄 및 검문소 설치 등으로팔레스타인 지역의 시장이 붕괴된 것을 지적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같은 보고서에 대해 요르단강 서안의 기아 현실을 부인하고 오히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스라엘 보건부의 원조 제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의 팔레스타인 건강문제 전문가인 야코브 세베르 박사와 비상 의약품 전문가인 야코브 애들러 박사는 요르단강 서안의경우, 급성과 만성 영양실조 어린이 비율은 각각 3.5%와 4.3%에 불과해 기아 상태가존재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