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5일 독일은이라크에 대한 공격에 어떤 식으로든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슈뢰더 총리는 이날 자신의 고향 하노버에서 열린 총선 첫 선거유세에서 "사담후세인에게 유엔 무기사찰을 허용토록 압력을 넣는 일은 확고히 지지하지만 전쟁과군사적 개입을 가지고 장난치는 일에 대해서는 경고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뒤 "독일은 이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헬무트 콜 정권이 파병 대신 서방 동맹군 전비를지원했던 것과 같은 `수표책' 외교도 않을 것이라면서 독일은 고유의 대이라크 정책을 가진 `자신감에 찬 국가'라고 말했다. 한편 프란츠 뮌터페링 사민당 사무총장은 이날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과의 회견에서 "유엔 결의안이 통과돼도 독일군은 이라크 공격에 가담하지 않을 것"라고 밝혔다. 그동안 이라크 공격 가담 전제조건으로 유엔 결의안 통과를 내세워왔던 슈뢰더총리와 적.녹 집권연정이 군사행동에 더욱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하는 것은 오는 9월22일 총선에서 좌파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라크 공격에 매우 회의적 입장을 보여왔던 녹색당 출신의 요시카 피셔 외무장은 군사행동이 중동지역 폭력사태를 확대시키고 서방에 대한 테러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선거 유세를 통해 재차 경고했다. 반면 우파인 기민.기사연합의 총리 후보 에드문트 슈토이버 바이에른 주 총리는슈뢰더가 이라크 문제에 대해 자주 그리고 강경하게 언급하는 것은 실업과 경제난등 국내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슈토이버의 외교 분야 수석 자문인 볼프강 쇼이블레는 보수파가 집권하고 유엔결의안이 통과되면 독일은 `적절한 방식'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지난 3일 말했다. 그러나 외교문제의 정쟁 이용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자 5일 슈토이버는 이라크문제와 관련, 여야 간 생각에 큰 차이가 없다면서 유엔 무기사찰 허용이 필수적이라는데 양측 의견이 일치한다며 해명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