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루살렘 소재 히브루대학 교내식당에서 31일 정오 무렵 폭탄 테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86명이 다쳤다고 현지경찰이 밝혔다. 특히 사망자 중에는 미국인 3명을 포함해 외국인이 5명이나 됐으며, 부상자 가운데서도 한국인 유학생 3명, 미국인 4명 등을 포함해 상당수가 외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슬람 과격단체 하마스가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이번 테러 발생 직후 안보내각 회담을 갖고 수시간내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으며, 하마스도 이번 일은 앞으로 있을 `10차례 공격'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밝혀 고도의 긴장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테러발생 상황 = 이날 폭발은 히브루대학 구내 `프랭크 시내트라 국제 학생센터' 안에 있는 식당에서 일어났다. 폭발 당시 점심식사를 하러온 학생들로 식당이붐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학교는 학기가 끝났으나 시험을 보러온 학생들로 붐볐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리버풀에서 왔다는 앨러스테어 골드레인(19)은 폭탄이 터진 식당은 다양한국적의 학생들이 모이는 장소라면서, "나도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엄청나게 큰 폭발이 있었다. 모든 것이 깨졌고, 그리고는 죽을 듯이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작년부터 아랍어 공부를 위해 회화 수업을 받고 있었다는 골드레인은 "폭발 후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피로 범벅이 된 채 바닥에 앉아 울고 있었다"며 "현장은찢겨 나간 옷과 살점 등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폭탄이 든 가방이 식당 중앙에 있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던점으로 미뤄 자살 폭탄테러는 명백히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폭발 이후 식당 건물 일부가 붕괴했고, 주위의 모든 창문이 깨졌다고 경찰 관계자가 말했다. 이번 폭발사건은 팔레스타인인 1명이 예루살렘의 패스트푸드 가판대에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 수명의 이스라엘인이 부상한 지 하루만에 일어난 것이다. 히브루 대학은 동예루살렘과 서예루살렘 경계선 인근에 위치해 있고 유대인과아랍인은 물론 영국과 프랑스 등 외국 학생도 많으며 철저한 보안조치로 이스라엘과팔레스타인 간 충돌 속에서도 예외적으로 평온을 유지해 온 곳이다. ▲사상자 등 피해상황 = 이번 폭발사건의 부상자에는 한국에서 유학온 학생 3명이 포함됐다고 한국 외교통상부 재외국민보호센터가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 부상자는 권성달(히브리 언어학과), 장세호(성경학과), 유갑상(현대 히브리어 연수과정)씨 등 3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장씨와 권씨는 크게 다쳤고, 유씨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자세한 상황은 파악중에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루살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번 폭발에서 미국인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고 말했으나 이들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7명의 사망자 가운데 2명은 이스라엘인이고 나머지 5명은 모두 외국인이라고 보도했다. 86명의 부상자에는 미국인 등 상당수 외국인과 유대인, 아랍인 등이 포함됐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팔 정부 및 국제 반응 = 이스라엘 내각은 히브루대학 테러 발생 직후 긴급회담을 갖고 수시간내 즉각적으로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고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베냐민 벤-엘리저 국방장관이 폭탄 테러 공격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승인, 공격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으나,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폭탄테러에 대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이 개혁을 회피하기 위해 폭탄공격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성명을 내고 "히브루대학에서의 공격에 대해 절대적으로비난한다"면서도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테러의 이같은 순환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후 하마스는 성명을 발표하고 히브루대학 폭탄폭발은 지난 주 이스라엘이 저지른 가자시티 공습에 대해 보복으로 하마스 산하 무장단체인 에제딘 알-카삼 여단이 감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가자시티에서는 이날 저녁 기도회를 마친 수백명의 하마스 지지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하마스의 녹색 깃발을 흔들며 하마스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보였다. 시위 현장에서 하마스는 히브루대학 폭탄공격은 앞으로 있을 10차례 공격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히브루대학 폭탄테러에 대해 "가능한 가장 강한 용어로" 비난했으며,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테러종식 정책을 따르지 않는 "관리들을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말했다. 폭탄 테러가 발생하기 직전 아라파트 수반과 만난 미국의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목사는 테러 소식이 전해 진 뒤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을 방문키로 했던 계획을 취소했다. 그는 이날 가자지구에 사는 야신을 방문해 그의 추종자들이 자살폭탄 공격 등으로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공격하는 것을 중단시켜 줄 것을 촉구할 예정이었다. 동남아시아를 방문 중인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을 내고 "흉악한 폭탄공격을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어떤 것도 무고한 시민들의죽음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격앙된 감정을 표출했다. 국제앰네스티(AI)도 성명을 내고 "시민들에 대한 공격은 결코 정당화되지 못한다"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지도부는 이같은 테러 공격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예루살렘.가자시티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