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臺灣) 전역에서 2차 대전후 일본군이 황급히 철수하면서 묻어 놓은 것으로 여겨지는 금괴 등 약탈물에 대한 '보물찾기'가 한창이다. 대만 전역 10여곳에서 보물 사냥꾼들의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례적으로 타이베이시 총통 관저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한 주차장까지 보물찾기의 현장이 되고 있다. 이곳의 보물사냥꾼은 '양'이라고 성만 밝히는 괴짜 예비역 공군장교다. 양은 금괴찾기에 관한 당국의 허가를 받고 작업에 착수했으나 세인의 주목을 거의 끌지 못하다가 최근 차이나 타임즈 위클리가 이같은 사실을 보도한 이후 비상한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기자들이 발굴작업 현장에 몰려들자 "우리 작업을 방해하지 말고 비켜달라"고 주문하고, 발굴 현장 입구에 달린 2개의 철제 문을 잠그면서 "당신들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양은 이곳에서 최소한 5천만 신대폐(新臺幣) 위앤(元) (150만달러)상당의 금을캐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차이나 타임즈 위클리가 전했다. 그러나 그의보물 찾기는 아직 헛된 꿈에 그치고 있으며 31일로 그가 관재청으로부터 얻어낸 발굴허가 기간도 종료된다. 수 웨이청 관재청 사무총장은 1960년대 이래 대만 정부가 양과 같은 일제 보물사냥꾼들에게 발굴 허가를 내준 것은 총 51건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까지 일제 보물을 찾아낸 사람은 한명도 없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는 이같은 일제 보물찾기에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일제보물찾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전액 보물 사냥꾼들의 부담이며 법상 이들 사냥꾼이 찾아낸 보물은국가 소유로, 이 가운데 30-50% 정도만 사냥꾼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제 보물의 탐색 가능성에 관해 다수의 대만 역사학자들은 실소한다. 대만 국립 쳉치대학교의 역사학자인 수웨 화유안은 패잔 일본군들이 무기, 의류,식량, 금괴 등을 산기슭에다 매장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면서도 그러나 일본군이 매장한 곳이 정확히 어디라고 말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제 보물사냥꾼들의 발굴작업은 그치칠 않고 있는 것은 물론 대만정부까지 개입하는 실정이다. 내정부는 북부 대만의 어느 발굴작업에 300만 신대폐위앤(9만1천185달러)의 재정지원을 승인하기도 했다. 대만 북부 항구도시 기륭을 지켜보는 고산 꼭대기인 타우룬 포대(砲臺) 근처 어느 곳에 일본군이 5천kg 가량의 금괴를 매장했었다는 소문이 여러 해째 전해오고 있다. 일본이 벙커, 포탄 저장 터널, 포대 등을 구축해놓은 이 포대는 나무와 관목들이 덮혀있고 기륭항과 인근 해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인 지점에 위치해있다. 보물에 관한 소문은 한 남자가 1983년 대만 국방부에 이곳에 매장된 금괴 발굴을 청원하는 서한을 띄우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진실여부는 누구도 모르지만 소문은계속 퍼지고 있으며 몇개월전엔 한 보물캐기광이 밤중에 몰래 현장 발굴을 시도해화제가 되기도 했다. (타이베이 AP=연합뉴스) han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