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학기술부는 오는 2005년까지 25억달러를 투자,반도체 등 12개 핵심 기술분야를 중점 육성하겠다고 30일 발표했다. 저임 노동력을 앞세워 '세계 공장'으로 우뚝 선 중국이 기술력으로 재무장해 반도체 자동차 등 첨단 산업분야에서도 세계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과학기술부가 이날 선정한 중점 연구개발 분야는 △초고집적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전기 자동차 △생명공학 △신약개발 및 중의약 현대화 △자기부상열차 △낙농 개발 △절수형 농업 △정보보안 및 전자금융과 전자정부 △식품 안전 △농산물 가공 △수질 오염방지 △주요 기술 표준 등이다. 과기부는 총 투자액 25억달러 가운데 7억5천만달러를 중앙정부 예산에서 확보하고,나머지 17억5천만달러는 지방정부 및 기술개발 참여기업들로부터 거둬들여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철강 자동차 등 14개 산업을 중점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 '10차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과학기술 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이 계획은 오는 2005년까지 전체 공업제품에서 차지하는 첨단산업 제품의 비율을 15%에서 25%로 높이는 게 그 주안점이다. 중국은 또 '시장환기술'(중국시장과 선진기술을 교환한다)정책을 통해 기술 강국으로 변신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인텔 모토로라 알카텔 등과 같이 첨단기술을 갖고 들어오는 외자를 적극 유치,세계 R&D(연구개발)기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메이드 인 차이나'는 완구 에어컨 등 4백60개 품목에서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정동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중국이 첨단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 고도화에 나서면서 한·중간 경쟁관계도 심화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나 기업 모두 정책수립이나 생산 및 판매전략을 세울 때 중국의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