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동남아시아 방문에 나선 것은 국제 테러 소탕전에 대한 영내 국가들의 지원을 얻고 중국 견제를 노린 타협 목적이라고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포스트가 31일 보도했다. 자카르타 소재 국제전략연구센터(CSIS)의 외교전문가 루후리마 박사는 이 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이 지구 차원의 테러전 수행을 위해서는 지역 대테러 전략을 독려하고 지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칼럼의 요약이다. 지역 대테러 전략의 최우선 대상은 동남아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미국과 지역 간 협력의 기초를 여전히 제공하고 있다. 파월 장관이 지난 29일 태국 방콕을 시작으로 다음 달 3일까지 동남아 방문에 나선 것은 자신이 역내 대테러전략에적응해 지역 안보와 테러 소탕에 대한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함이다. 아세안 지도자들은 작년 11월 브루나이 정상회담에서 대테러 공동행동을 선언했으나 정보 교환 수준 이상은 아니었다. 국경을 넘어서 테러세력을 추적하고 색출하는 공동방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파월 장관은 이번 브루나이 아세안지역포럼(ARF)회의를 활용해 2차 테러소탕전을 동남아에서 전개하는 방안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회원국들이 작년 9.11 테러사건 직후 미국에 대한 동조를 천명했음에도불구하고 미국 주도의 대테러전 동참 형태는 매우 다양했다. 가장 강력한 대답은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에게서 왔다. 미국에 공군기지와 병력을 제공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의 새롭고 지속적인 군사및 경제 지원을 이끌어내려는 목적이었다. 파월 장관은 필리핀의 게릴라소탕 노력을높이 평가할 것이다. 그는 30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방문을 마치고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 스리 베가완으로 이동해 다음 달 1일까지 체류한 뒤 자카르타와 마닐라를 연쇄 방문할 계획이다. 그는 콸라룸푸르 방문을 통해 테러소탕에 강력한 열정을 보인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에 대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인사말을 전달할 계획이다. 자카르타에서는 9.11사건 발생 1주일 만에 워싱턴을 방문해 테러공격을 비난했다가 귀국 후 이슬람권의 반발을 우려해 미국 주도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반대한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대통령의 공식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러 소탕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답변은 향후 미국의 군사제재 완전 해제 여부를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장관은 또 인권상황이 군사지원을 재개할 만큼 충분히 개선됐는지 여부도 평가할 계획이다. 그는 또 브루나이 ARF 연례 회의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테러자금원 추적을 위해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은 이번 ARF 회의를 통해 동남아 테러소탕 문제외에 최근 군사 강대국으로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는데 모든 역량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과거 10-15년 동안 동남아에서 경쟁을 강화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미국의 동남아 전략의 핵심은 대다수 역내 국가들과 대화와신뢰구축, 관계강화, 동참 등을 통한 우호적인 안보환경 구축이 포함될 것이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 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