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 주 원자로 추가 건설을 비롯한 이란과의 협력 관계 강화 계획을 승인함으로써 미국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모스크바에서 미-러간 핵비확산 회담이 열렸다. 그동안 러시아의 이란 남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건설 계획이 이란의 핵무기 계획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해왔던 미국은 러시아와 이란간 이번협력 강화 계획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필립 리커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러시아 정부가 지난 26일 기존의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 원자로 외에 6기의 원자로 추가 건설, 유전 및 여객기 개발, 통신위성 발사 등을 포함하는 이란과의 10년간 장기 협력 계획을 승인한 것과 관련, "우리는 이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해 왔으며 러시아측에 부셰르 원자로 건설을 포함한 이란과의 모든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해왔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지(紙)는 이날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 미국이 러시아의 이란과의 원자력 분야 협력 강화 방침 발표에 분노하고 있다면서 "백악관이 이번 발표에 격분했으며 지극히 놀랐다는게 솔직한 얘기"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앞서 29일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가 선제공격에 관한 부시 행정부 독트린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커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전적으로 추측성 보도"라고 일축했다. 리커 부대변인은 이란 문제가 30~8월 1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미-러 고위급 회담에서 제기될 것이라고 소개하고 미국 대표단이 러-이란간 협력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볼튼 군축담당 미 국무차관과 스펜서 에이브러햄 에너지 장관은 핵비확산 회담 등을 위해 30일 사흘 일정의 모스크바 방문을 시작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볼튼 차관과 게오르기 마메도프 러시아외무 차관이 이날 회동, 핵무기 감축과 미사일 방어시스템은 물론, 핵비확산 문제를논의했다고 전했다. 자료는 두사람이 지난 5월 두나라 정상 회담에서 합의된 `전략적 안정을 위한협의체' 구성 문제를 중점 논의했다고 말하고 `전략적 안정을 위한 협의체'가 오는9월 워싱턴에서 첫 회의를 갖게된다고 밝혔다. 이 협의체는 미.러 국방장관과 외무장관이 공동 의장이 된다. 볼튼 차관은 마메도프 차관, 알렉산드르 루미안체프 러시아 원자력 장관 등 러시아측 관리들을 만난 뒤 다음달 1일 러시아를 떠난다. 볼튼 차관과 함께 모스크바를 방문한 스펜서 에이브러햄 에너지 장관은 31일 루미안체프 원자력 장관과 회동, 오는 10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연료.에너지 관련정상회담 준비 사항들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외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모스크바.워싱턴 AP.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