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금융위기 악화 .. `아르헨사태' 해결이 변수
70억달러에 이르는 만성적인 재정적자와외화부족에 시달리던 우루과이 정부가 비록 `하루'에 국한된 것인지만 30일(현지시간) 시한부 은행 영업중단 조치를 취하면서 아르헨티나 사태의 재연을 예고하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와 함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회원국인 우루과이는 특히 아르헨티나 관광객들이 뿌리는 돈과 우루과이 은행을 통한 해외송금 수수료로 재정을 지탱할 정도로 아르헨티나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다.
그러나 아르헨 경제위기의 장기화로 관광객의 80%가 감소한데다 아르헨티나로부터의 외화반입 중지, 경제난에 따른 내수 및 수출경기 침체 등으로 금년초부터 심각한 금융위기에 직면했다.
우루과이의 수출 주력상품은 1차 상품들로, 그중에서도 쇠고기 수출이 전체 수출액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나 2000년말과 2001년초 두 차례에 걸쳐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쇠고기 수출에 막대한 타격을 주었다. 또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로 우루과이기업들이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경제위기가 예고됐었다.
우루과이 정부는 외화의 지속적인 유출로 페소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자 상하 12%의 고정변동환율제를 폐지, 지난 6월부터 자유변동환율제를 전격 시행했다. 예금인출과 외화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했던 시장 자유환율제도는 아르헨사태의 장기화에 불안을 느낀 예금주들의 계속적인 달러인출과 정부 및 공공기관의외채상환 등으로 외환보유고를 급격히 떨어트려 환율 폭락을 막는데 사실상 실패했다.
지난해 우루과이 페소화의 대달러 환율은 평균 13.3페소였으나 자유변동환율제가 실시된 지난 6월말엔 약 34%가 평가절하돼 17.8페소에 이르렀다가 은행 영업중단조치가 내려진 30일엔 사상 최저수준인 35페소까지 내려간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호르헤 바트예 우루과이 대통령은 경제난이 심화하자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을물어 지난 24일 알베르토 벤시오 전 경제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집권 콜로라도당의알레한드로 아추가리 상원의원을 새 경제장관에 임명했으나 구조적인 경제난이 장관교체로 해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추가리 신임 경제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가 지난 5월 제공을 약속한 15억달러의 추가차관중 7억달러를 긴급 도입, 경제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면서도 "깊은 늪에 빠진 경제 회복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아울러 실토했다.
KOTRA 몬테비데오 무역관은 "메르코수르에서 우루과이는 경제대국인 브라질과아르헨티나의 종속변수 역할을 하는데 지나지 않았으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 최근에는 메르코수르보다는 미국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통한 IMF 등 국제금융기관들로부터의 자금수혈을 모색해왔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아르헨 경제의 직영향권에 있는만큼 우루과이 경제가 빠른 시일내 위기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분석했다.
무역관측은 또 "대달러 환율의 평가절하와 인플레로 우루과이 수입상들의 수입물품 인수 회피와 외상 거래시 약속한 날짜에 수출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례가빈발하고 있다"며 한국 업체들이 당분한 외상거래는 피하고 외상거래 요청시에도 최소한 수출대금의 30% 이상을 선수금으로 받아둘 것 등을 당부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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