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셰레메체보-1 공항에서 28일 발생한 일류신(Il)-86 여객기 추락 사고는 수평 꼬리날개 결함 때문이라는 주장이 30일 나왔다. 발레리 체르노프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언론과 회견에서 "Il-86기(機)수평미익(水平尾翼)이 여객기 이륙 2초 후 크게 훼손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체르노프 위원장은 "사고기는 이때문에 이륙과 동시에 급상승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숲 속에 추락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Il-86기 기체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어서 주목된다.Il-86기는 30년 전 개발된 이후 단 6차례의 사고를 냈으며, 사망자는 한 명도 없는등 안전성이 높은 기종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사고기 블랙 박스에 대한 분석 작업이 아직 종료되지 않아 사고 원인을속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한 조사위원은 "우리는 아직 기체 결함과 조종사 과실 가능성을 동등하게 놓고조사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기에 탑승했다 가벼운 상처만 입고 살아난 타티야나 모이셰예바와 아리나 비노그라도바 등 여승무원 2명은 여객기 뒷자리에서 안전벨트를 매 사고를 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날짜 일간 `이즈베스티야'와 회견에서 "비행기가 흔들리는 순간 우리는 자동적으로 안전벨트를 맸다"면서 "그 순간 여객기가 땅으로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풀코보 항공 소속인 Il-86기는 28일 오후 3시 17분(현지시간) 셰레메체보-1 공항에서 이륙 직후 추락, 탑승 승무원 16명 가운데 14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